‘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무 혁신 가속화
‘재택+사무실 근무’ 장점만 뽑아 능률↑
SK텔레콤의 ‘거점 오피스’가 실험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레 시작된 재택근무는 도입 당시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1~2달 지나니 오히려 사무실로 출퇴근 시 발생하는 단점들이 사라지면서 미래 근무 형태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프라가 잘 갖춰진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꼭 한 건물, 한 사무실에 바글바글 모여 있지 않아도 화상회의, 메신저 등 비대면(언택트) 방식을 적극 활용해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 거점 오피스 실험은 성공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서울 서대문·종로, 경기 판교·분당에 시범 운영 중인 거점 오피스를 강남·송파·일산·강서·마포 등에 추가 개소하고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거점 오피스는 본사가 아닌 집에서 10~2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방식이다. 출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타 부서 직원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단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다는 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붐비는 대중교통을 짧게 탈 수 있어 질병 확산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IT 기업들도 재택근무로 적극 전환하는 상황이다, 트위터가 무기한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페이스북도 향후 10년 내 직원 절반가량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점 오피스는 100% 재택근무와 달리 근태를 해칠 우려가 적다. 재택과 사무실근무를 적절히 섞어 운영하면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자녀가 있어 장기간 재택근무 시 집중이 어려운 직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 아이디어가 회사 차원이 아닌 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호응을 얻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4시간여에 걸쳐 ‘비대면 타운홀’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댓글을 통해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이 자리에서 SK텔레콤 경영진은 거점 오피스 확대 의견이 채택됐다.
박 사장도 직원들의 의견에 열린 자세로 화답했다. 회사는 서비스위원회 산하 ‘주니어 보드’를 신설하고, 모든 서비스 출시 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기로 했다.
박 사장은 “전 세계적 언택트 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이동통신부터 뉴(New) ICT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