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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총동원' 영화계-공연계, 막연한 불안감 해소 총력


입력 2020.06.19 15:07 수정 2020.06.19 15:07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영화-뮤지컬 신작 쏟아지며 모처럼 활기

안정감 강조하며 관객 모시기 경쟁

영화관에서는 입장 전 체온측정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지만, 문화계는 정상화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특히 "더 늦춰선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K-방역 시스템'을 총동원하며 극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이미 "극장이 오히려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밀집된 장소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집단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극장 관객이 감소하고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문화 산업을 위축시켜선 안 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모처럼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먼저 영화계는 6월 들어 신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4일 김무열·송지효 주연 '침입자', 10일 배종옥, 신혜선 주연의 '결백'이 개봉하면서 모처럼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침체된 영화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된 목금토일 영화관 입장료 6000원 할인권 이벤트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관객수가 크게 늘었다. 1차 이벤트가 시작된 6월 첫째 주 56만명이 영화관을 찾았고, 둘째 주에는 이보다 많은 77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번주에는 신작들도 쏟아진다. 17일에는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 18일에는 정재영 감독, 조진웅 주연의 '사라진 시간'과 이주영 주연의 '야구소녀'가 잇따라 관객들을 찾아갔다. 여기에 영화진흥위원회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극장에서 다시, 봄' 3차 할인권 이벤트를 시행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관계자는 "K-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자신감이 높아졌고, 극장은 안전하다는 대중들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며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관객수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연계도 지난 16일 뮤지컬 '모차르트!'와 '렌트'가 세종문화회관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면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두 공연은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지만,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차르트!'는 김준수, 박은태, 박강현을 비롯핸 초호화 출연진과 함께 올해 10주년을 맞이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연을 보여준다. '렌트'는 무려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반기고 있다.


공연계는 이후에도 '브로드웨이 42번가'(20일 샤롯데씨어터), ''제이미'(7월 4일 LG아트센터) 등 대작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할 예정이어서 관객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공연계의 K-방역은 이미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외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일 미국 '뉴욕타임즈'에서는 "팬데믹 속에서 '오페라의 유령'은 어떻게 살아남았나"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통해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이 올라갈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공연 및 극장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잇따르는 한국의 대작 뮤지컬 개막 소식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화관과 공연장에서는 QR코드를 이용한 온라인 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 데일리안

무엇보다 영화계와 공연계는 첨단화된 K-방역 시스템이 총동원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곳곳에 손 소독제가 비치된 것은 기본이고, 열감지기를 통한 체온 측정을 통해 의심 환자를 철저히 가려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역학조사 편의성을 위해 전자명부시스템이 도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모차르트!'와 '렌트'가 공연 중인 세종문화회관과 디큐브아트센터는 이미 도입됐고, CGV도 19일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QR코드 인증방식을 통하면 방문자의 이름과 연락처, 방문시간 정보가 서버에 저장되는데 4주 뒤엔 자동 폐기된다.


물론, 이 같은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막는다는 이유로 모든 산업이 중단될 수는 없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어쩌면 K-방역은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영화계와 공연계는 3개월 이상을 막연한 불안감 속에 우왕좌왕하며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확실한 방향성을 잡고 대응해야 할 때다. 언제까지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며 혼선을 빚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가장 우려되는 건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공연장, 영화관) 폐쇄 조치"라며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대응한다면 정상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시민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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