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가세한 화려한 라인업, 대극장으로
재연 땐 밀도 높은 무대 호평, 업그레이드 기대감
뮤지컬은 1~2년 후를 보지 않는다. 10년 후, 20년 후에도 계속 생명력을 갖고 무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올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에도 관객들의 극찬 속에 순항했던 뮤지컬 '마리 퀴리'가 또 한 번의 진화를 위해 도전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마리 퀴리'(연출 김태형, 제작 라이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여성,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마리 퀴리'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두려움에 맞서고 세상과 당당히 마주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18년 12월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올해 2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에서 초연돼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등을 연출한 김태형 연출과 만난 '마리 퀴리'는 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진화했다. 초연보다 견고해진 서사와 함께 과학자의 고뇌를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마리 퀴리'의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특히 마리와 안느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됐다. 대립과 갈등을 겪는 두 사람은 서로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관계로 새롭게 그려졌다. 그만큼 전체적인 전체적인 밀도가 더 탄탄해졌다. 공연 시간은 100분에서 150분(인퍼미션 15분)으로 늘었지만, 관객들이 느끼는 체감 시간은 트라이아웃 공연보다 짧아졌다.
7월 재연에서는 다시 무대를 대극장을 옮긴다. 그만큼 스케일이 커진 무대가 관객들에게 더 풍성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5인조에서 7인조로 라이브 밴드를 보강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고뇌하는 마리 퀴리와 그 고뇌를 촉발하는 안느 코발스키와의 연대와 관계성에 대한 서사도 더 묵직해질 전망이다.
다만 무대가 커진 만큼 조명과 무대 세트, 배우들의 동선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에 따라 '마리 퀴리'는 코로나19 시대가 탄생시킨 최고의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도 기대감을 더한다. '라듐'을 발견한 저명한 과학자로 그 유해성을 알게 된 후 고뇌하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 역에는 김소향과 옥주현이 캐스팅됐다.
작품 서사의 중심인 '마리 퀴리'는 인생을 바쳐 이뤄낸 연구가 초래한 비극적인 진실을 목도한 후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물이다. 인간의 내면을 여과 없이 표현해내야 하는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꼽히는 실존 인물을 연기해내야 하는 만큼 연기력은 물론,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역할이다.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지금까지 참여하며 '마리 퀴리'로 모든 시즌의 무대에 선 김소향과 뮤지컬 '레베카', '엘리자벳'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여제로 불리는 옥주현은 그간의 내공을 아낌없이 발휘해 각기 다른 매력의 '마리 퀴리'를 표현해낼 전망이다.
또 뮤지컬 '팬레터', 연극 '보도지침' 등에 출연해 장르를 오가며 활약을 펼친 김히어라와 뮤지컬 '차미',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서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이봄소리가 '안느 코발스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라듐을 이용해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언다크'의 대표 '루벤 뒤퐁' 역에는 김찬호와 양승리가 열연한다.
여성 서사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마리 퀴리'가 또 한번 진화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7월 30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