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시 기업 이미지 타격 ‘불가피’
“행사 무산되면 투입한 자원·인력 손해 커”
게임업계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올해 ‘지스타 2020’ 참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되긴 하지만, 자칫 확진자가 발생하면 참가 업체까지 된서리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지난 16일 지스타조직위원회가 공개한 행사 운영 계획을 살펴보며 참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는 현장 행사와 온라인 중계가 병행된다. 지스타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기존의 체험 중심 전시 형태와 운영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요 프로그램들은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최고 수준의 방역 기준 하에 제한적인 현장 운영을 결정했다.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올해도 고객체험(BTC)관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대형 게임사들은 난처한 분위기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자체 홍보 채널과 기업간거래(BTB) 창구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지스타에 참가했다가 질병이 확산하기라도 하면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지난해 ‘게임질병코드’ 이슈 이후 일각에서 게임을 마치 ‘질병 매개체’인 양 공격하고 있는데 먹잇감을 던져줄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지스타조직위는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 100% 환불해주고, 참가비를 추가로 할인해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대형 게임사에 참가비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행사 참가를 위해 만들어야 하는 새로운 게임과 인력이 부담인 상황이다. 행사가 엎어지면 참가비는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준비했던 신작과 투입된 인력은 붕 뜬 처지가 된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참가비 할인이나 환불은 큰 의미가 없다”며 “기존 게임들을 운영하면서 지스타에서 선보일 게임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스타에는 3N 중 넷마블만 유일하게 행사에 참가했다. 넥슨은 15년 만에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다”며 불참했고, 엔씨는 2016년 이후 참가하지 않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와 위메이드, 게임빌, 컴투스 등 중견 게임사도 B2C 부스는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스타조직위가 오는 8월 행사 세부안을 발표한 뒤 구체적인 참가 업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조직위 측에서 현장 방역을 강화하고 전자출입명부(KI-Pass)를 도입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참가하게 되더라도 온라인 행사 위주로만 참가하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