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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이어 이수진도 기부금 개인계좌 수령 논란


입력 2020.07.02 04:00 수정 2020.07.02 05:0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노조위원장 시절, 개인계좌로 후원금 수령

수천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

윤미향 개인계좌 후원금 모금과 공통점

"운동권·시민단체 도덕적 해이 문제"

민주당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이 과거 노조위원장 시절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민주당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이 과거 노조위원장 시절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이 과거 연세의료원노동조합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으로 일하며 개인계좌 모금을 했던 윤미향 의원과 비슷한 방식이다. 유용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공식계좌를 운용하지 않은 것 자체가 도덕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쿠키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6월 '55년차 연세의료원 노조 정기대의원대회 초청장'을 발송하며 후원금 계좌를 함께 보냈다. 해당 계좌는 우리은행에서 발급한 이 의원 명의의 통장이었다. 2016년 3월 57차 정기대의원대회 초청장에도 노조통장이 아닌 다른 명의의 통장을 사용했다.


이 매체는 노조에 소속됐던 한 관계자의 입을 빌려 "이 의원이 위원장이었던 6년 간 수령한 기부금이 수천만원이 넘는다"며 "얼마를 후원받았고, 후원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노조원에게 보고된 바가 없다. 전부 또는 일부를 임의 소비해 횡령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승용차의 렌트비 일부를 비롯해 개인 활동에 사용한 정황도 일부 포착돼 조합비 납부 중지운동으로 번졌다고 한다. 다만 이 의원이 개인계좌로 받은 기부금 규모와 용처 등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이는 이른바 '윤미향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윤 의원은 지난 2014년부터 6년 간 개인계좌로 총 2억8,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본인이 밝힌 것 이외에도 2012년 콩고내전 피해여성을 위한 나비기금 조성에 개인계좌를 사용했으며, 재일조선학교 후원을 위한 엽서 판매 대금수령도 자신의 계좌를 이용했다.


윤 의원 본인은 2억3,000만원을 모금목적에 사용했고 나머지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계좌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여전히 용처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등 야권에서는 후원금을 유용해 주택구입에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과거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으로 일하면서 차명계좌를 운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후원금을 많이 받기 위해 단체통장이 아닌 이름이 알려진 대표 활동가들의 개인계좌를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개인이나 차명계좌를 사용했더라도 후원목적에 맞게 사용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언제든 자금 관련 사고가 터질 수 있는 차명계좌의 사용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차명계좌 사용에 문제의식이 없는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들의 모럴해저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정의연 사태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통장과 일계표만 작성하면 회계부정이나 자금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 전제조건은 차명계좌 사용과 현금거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의연은 두 가지를 모두 했다"고 꼬집었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차명계좌 사용이 어떠냐고 하고, 심지어 운동권 인사들도 관례라고 하는데 이건 심각한 (도덕적) 문제"라며 "차명계좌 이름을 명망가로 해야 후원금이 잘 들어왔다고 하는데 들을 때마다 치욕스럽지 않느냐.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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