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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소비’로 자급제 폰 늘었지만 알뜰폰은 고사 직전


입력 2020.07.21 06:00 수정 2020.07.20 22:38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올해 자급제 폰 10% 넘을 듯...2012년 도입 이후 처음

알뜰폰은 이통3사 저가 요금제 출시에 경쟁력 저하 가속

영세업체 수익성 악화…망 도매가 부담 영향

KT M&S 광화문 직영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건엄 기자 KT M&S 광화문 직영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건엄 기자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직접 구매하는 ‘자급제 폰’ 비중이 확대되는 등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알뜰폰’은 오히려 고사직전에 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상품이 기존 이동통신3사 요금제 대비 가격과 혜택 면에서 오히려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급체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스마트폰 비중은 올해 전체 판매량 중 1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급제 비율이 1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통신시장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급제 단말기 구입도 자연스레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대부분 할부 구매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최대 연 5.9%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된다”며 “스마트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높은 할부 이자까지 감당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자급제와 마찬가지로 합리적 통신서비스 이용을 목적으로 나온 알뜰 요금제는 오히려 외면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734만9261명으로 전월 대비 11만8406명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저가 상품을 대거 출시한 것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의 유일한 강점인 저렴한 가격이 통신사들의 저가 상품에 가려 아무런 이점을 갖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통3사와 같은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알뜰폰 요금제가 1~2만원 정도 저렴하지만 약정이 없는 알뜰폰 특성상 선택약정 할인 25%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데이터 제공량이 많을수록 알뜰폰 상품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통3사의 요금제가 개편되면서 저가 요금제 시장에서 알뜰폰 업체들과 본의 아닌 경쟁을 하게 됐다”며 “사후 서비스나 혜택을 고려했을 때 이통3사 상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요금 상품 경쟁력 저하와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알뜰폰 업체들은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통3사를 통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알뜰폰 업체들이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는 대형통신사와 경쟁 구간이 아니다”며 “정부가 통신3사를 통해서만 요금 인하를 추진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 업체일수록 망 도매가에 대한 부담이 커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며 “정책이나 시장 구조를 감안한다면 현재로선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KT 엠모바일 홍보 모델이 LTE 후불 유심 판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KT 엠모바일 KT 엠모바일 홍보 모델이 LTE 후불 유심 판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KT 엠모바일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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