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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거나 혹은 줄이거나’ 각자도생 대형마트 3사


입력 2020.07.28 07:00 수정 2020.07.27 17:4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마트 연내 15곳 안팎 폐점, 홈플러스 안산점‧대전탄방점 매각

이마트, 자산유동화‧리뉴얼 투트랙 전략…경쟁사 폐점에 반사이익 전망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데일리안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데일리안

대형마트 3사가 서로 엇갈린 전략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온라인 비중을 늘리고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는 등 큰 틀의 사업 전환 계획은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사 별로 추구하는 목적이나 방향이 갈수록 달라지는 분위기다.


한쪽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사업의 파트너로 삼아 오히려 경쟁력을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해 연말 대규모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계속된 규제와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기존 사업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규출점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대규모 폐점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과 기존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이 나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폐점과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롯데마트는 올해만 15곳 내외 점포를 폐점할 예정이다.


국내 할인점 사업의 경우 2018년부터 적자가 쌓이고 있는 데다 모기업인 롯데쇼핑도 중국 사업 부진과 롯데온 투자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7일 안산점에 이어 24일 대전 탄방점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안산, 대전 둔산, 대구 등 3개 매장이 매각 후보로 거론됐지만 대전 탄방점도 매각이 결정되면서 구조조정 범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롯데나 신세계 같은 기댈 수 있는 모그룹이 없고, 사모펀드에서 운영하고 있어 구조조정 강도가 더욱 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9년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의 경우 부채비율이 800%가 넘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점포 매각에도 매장 근무 직원과 몰 입점 점주들이 변화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 6개월 이상의 충분한 기간 동안 영업을 유지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홈플러스는 해당 직원들의 인근 점포 전환배치를 비롯해 온라인 사업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등 유통 트렌드에 맞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업부문으로 이동 시키는 것 등을 고려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측은 “회사 측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환배치 면담 등의 절차를 진행해 각 전환배치가 이뤄질 사업장들의 현황은 물론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를 고려해 직원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는 자산유동화와 리뉴얼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10여개 점포를 매각해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약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매장 리뉴얼과 온라인 사업 확대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식품, 그로서리 등 핵심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가전, 가구 등 전문점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월계점의 경우 리뉴얼 이후 최근 두 달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었고, 강동구 명일점도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매출이 18% 이상 상승했다.


이마트는 올해 총 2600억원을 리뉴얼 예산으로 편성하고 140여개 점포 중 30%를 리뉴얼할 계획이다. 지난 16일에는 2018년 의왕점 이후 19개월 만에 신촌점을 새로 오픈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정책에 이마트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폐점과 매각으로 점포가 감소할 경우 해당 지역 수요를 이마트가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말 폐점을 앞두고 있는 롯데마트 천안점과 의정부점 인근 3㎞ 내에는 이마트 천안점‧펜타포트점‧트레이더스 천안아산점, 이마트 의점부점이 각각 자리를 잡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홈플러스 대전둔산점과 대구점 3㎞ 내에는 이마트 둔산점‧트레이더스 월평점, 이마트 칠성점 등이 위치해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판촉 공세가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할인점에 대한 시장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주요 경쟁사의 점포 구조조정은 상권이 인접한 이마트 점포의 기존점 성장률과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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