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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시즌제 드라마 정착③] '막영애' PD “탄탄한 제작 시스템 필요”


입력 2020.07.31 07:30 수정 2020.07.30 17:0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한상재 "작가·연출·배우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막돼먹은 영애씨'ⓒtvN '막돼먹은 영애씨'ⓒtvN

"영애 씨가 성장한 것처럼 나 역시 성장했어요."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tvN '막돼먹은 영애씨'(막영애)가 방송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영애씨를 응원한다. 2007년 4월 첫 방송한 '막영애'는 지난해 시즌7까지 방영되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2010년 방영한 시즌8부터 17(시즌16 제외)까지 연출한 한상재 PD는 드라마 인기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오랜 시간 시즌제 드라마를 이끈 한 PD는 "예전과 비교하면 시즌제 드라마가 시스템적으로 정착됐다"며 "과거엔 드라마가 잘 되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음 시즌을 준비했는데 이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처음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계획한 드라마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짚었다.


시즌제 드라마는 검증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인기와 수익을 안정적으로 담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 PD는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건 쉽지 않다. 특히 드라마는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작비를 줄여야 한다. 시즌제 드라마는 신규 드라마보다 시청률, 수익적인 면에서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모든 시즌제 드라마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기존 캐릭터와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야 한다.


한 PD는 "장르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막영애' 같은 가족 드라마는 이전 시즌과 같은 출연자가 나와서 이야기를 계속 이끄는 게 낫다. 반면, 미드는 주인공이 바뀌어도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제작진이 장르에 따라 드라마의 세계관을 이어갈 것이냐 캐릭터에 집중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즌제 드라마는 지상파보다 케이블·종편 채널에서 자주 선보인다. 거대 자본력이 바탕이 된 덕이다. 한 PD는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예산 확보가 중요한데, 지상파에서는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를 제작하는 시스템이 다르고, 드라마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막대한 예산이 든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는 케이블, 이야기 위주의 드라마는 지상파에서 선보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시즌제 열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있다. 프로듀서나 작가 시스템이 잘 잡힌 해외와 달리 한국은 투입되는 작가, 프로듀서가 한정적인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 PD는 "미국은 프로듀서 시스템이 탄탄하다. 프로듀서가 작가, 연출, 배우 모두를 아우르며 시스템화하고 관리한다. 우리 역시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가려 하지만 아직은 멀다. 각각의 영역이 세분화됐고, 의견도 저마다 다르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전 분야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훌륭한 시즌제 드라마가 더 나온다"고 강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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