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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준비에 핵개발 정황까지…도발 나설까


입력 2020.09.04 04:00 수정 2020.09.04 08:3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IAEA "우라늄 농축 지속…안보리 결의 위반"

38노스 "열병식 준비 정황 포착"

美 대선 전 고체연료 ICBM 도발 가능성

노동당 창건일에 '신무기' 공개할 수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발사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이 코로나19·대북제재·수해 삼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핵 개발 관련 활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일 발표한 '북한의 안전조치 적용에 관한 2020년도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년간 우라늄 농축 활동을 지속해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 활동을 중단했지만, 영변 핵시설과 평양 인근 강선 일대 핵 의심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영변 핵연료봉 제조공장에서 냉각기 가동과 함께 정기적인 차량 이동이 관찰됐다"며 "공장 내부 원심분리기에서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합한다. (우라늄 원료인) 이산화 우라늄(UO2) 생산 건물에서 배기가스가 관찰된 것도 화학적 처리 활동이 벌어졌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IAEA는 평양 부근에 위치한 강선 일대 핵 의심 시설에서도 정기적인 차량 이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강선 소재 핵 의심 시설이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 건설 전에 지어졌다"며 "두 시설은 일부 특징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영변 핵 시설과 유사한 강선 시설에서 차량 움직임이 포착된 만큼, 해당 시설에서도 핵 개발 관련 활동을 이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토대로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로나19 여파로 비상방역체계를 운용 중인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기념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통상 5년·10년 주기로 꺾이는 해를 뜻하는 '정주년'에 대규모 기념행사를 벌여온 바 있다.


38노스는 평양 김일성 광장을 본뜬 장소에 수천 명의 병력이 집결해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노동당 창건 75주년 군사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첫 번째 증거"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7월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군이 당 설립 75주년 행사 준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미림비행장 일대에 장비 저장고를 신설하고, 김일성 광장을 보수하는 등의 동향을 포착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김일성 광장을 본따 마련된 장소에서 대열을 갖춘 병력들이 포착된 모습. ⓒ38노스 홈페이지 갈무리
"노동당 창건일에 신형 ICBM 공개 가능성"


전문가들은 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공언했던 만큼 미 대선을 전후로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외부지원을 거부하며 자력갱생 노선을 거듭 강조해온 북한이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핵 프로그램 및 미사일 성능 개선을 지속하며 몸값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연구소 연구원은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백악관 고위 당국자·정부 당국자 발언을 토대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신형 고체연료 ICBM을 공개(unveil)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작년부터 새로운 전략무기 실험을 해온 데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조만간 목격할 거라고 했다"며 "열병식을 통해 다양한 전략무기,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무기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기존의 액체연료 ICBM이 아닌 고체연료 ICBM을 선보일 경우 미국 본토 위협은 한층 높아지게 된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 시간이 필요해 발사 준비 과정이 길지만, 고체연료 미사일은 즉시 발사가 가능해 대응이 까다롭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위협이 사라졌다는 점을 외교 치적으로 내세워온 상황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고체연료 ICBM를 공개할 경우 미 대선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북한이 신형 ICBM 공개를 넘어 실제 발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미 대선 결과가 불투명한 데다 북한이 내년 1월 차기 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노선'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열병식을 통해 신무기를 공개하는 수준으로 도발 수위를 조절할 거란 관측이다.


북한이 지난 201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자료사진) ⓒ노동신문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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