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내가 죽던 날' 김혜수·이정은이 전하는 묵직한 위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박지완 감독의 '내가 죽던 날'로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뭉쳐 연대를 형성하고 따뜻한 위로릏 선사한다.

8일 영화 '내가 죽던 날'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박지완 감독이 참석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세진(노정의)과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김혜수),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이 작품은 단편영화 '여고생이다'(2008)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지완 감독은 "김혜수 선배님께 시나리오를 보내고, 출연해주실까란 걱정도 됐지만 읽어주시기만해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자고 해주셨다"고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이정은 선배님께도 캐스팅 제안을 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당시 '기생충'이 개봉하고, 많은 분들이 이정은 선배님을 찾게 됐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함께해주신다고 해 기뻤다. 노정의는 가만히 있는 표정과 활짝 웃는 표정이 차이가 많아 흥미로웠다"고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김혜수 역시 '내가 죽던 날'을 운명 같은 작품이라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 그는 "많은 시나리오 중 '내가 죽던 날' 제목이 저에게 돼 보이는 느낌이었다. 운명적으로 내가 해야 한다는 특별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혜수는 "정망적인 순간이 많이 보여져 피폐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하며 묵직한 위로를 느꼈다.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진실되게 전달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여자 캐릭터가 잘 그려진 영화가 많지 않은데 '내가 죽던 날'은 섬세하게 잘 묘사돼 있었다. 단순한 형사물이 아닌, 다른 면이 보이는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글을 쓰는 것이다. 글씨체 만드는 걸 감독님과 논의를 많이 했다"고 캐릭터를 위한 수고를 털어놨다.

노정의는 '내가 죽던 날' 현장이 자신에게 많은 공부가 됐다고 전했다. 노정의는 "선배님들 사이에서 잘 할 수 있을까 부담이 됐다. 내가 어려워하는 연기를 어떻게 여쭤봐야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먼저 다가와서 안아주시고 조언도 해주셨다. 김혜수 선배님은 촬영 시간 보다 더 일찍와서 제 연기를 함께 모니터 해주기도 하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내가 죽던 날'은 마무리된 사건이 새로운 시점으로 다시 시작되는 구조다. 박 감독은 "기본적으로 후일담을 좋아한다. 대부분 끝나면 생각을 멈추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어지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데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수와 세진, 순천댁이 각각 한치의 연결점이 없는 인물인 것에 대해 "가까운 지인들과 가족에게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것을 지켜볼 때 나에게만 발견되는 어떤 것들이 있다. 그 때 얻는 것들이 크다고 생각했고 세상에 더 필요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혜수는 "지치고 힘든 시기에 극장을 찾기까지가 부담스러운 때다. 방역을 어느 때보다 철저히 하고 있으니 영화가 주는 기쁨을 조금씩 누려도 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힘든 때일 수록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작은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를 전해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내가 죽던 날'은 1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