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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대출'이 가져온 나비효과?…은행 신차대출도 ‘쑥’


입력 2020.10.27 06:00 수정 2020.10.26 15:56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지난해 금융당국 제동에 시장 성장세 둔화됐지만

올 들어 급성장세…초저금리·영끌 열풍 영향도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차대출 시장이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차대출 시장이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한풀 꺾였던 은행들의 자동차대출(오토론) 시장이 올해 들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사들의 내수 판매 확대와 신차 구입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초저금리 기조와 맞물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이기) 열풍이 자동차 대출시장까지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9월 신차대출 취급액은 1460억원으로 지난 1월(643억원) 대비 127.06% 증가했다.


특히 개소세 70% 인하율이 적용된 마지막 달인 6월에는 1540억원까지 신차대출 취급액이 늘었다.


은행들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억제하자 오토론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 ‘신한 마이카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이후 KB국민은행이 ‘KB모바일 매직카대출’, 우리은행이 ‘우리 카 행복대출’과 ‘위비 모바일 오토론’, 하나은행이 ‘1Q 오토신용대출’ 등의 자동차 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규모가 커졌다.


4대 은행의 2018년 오토론 신규대출 규모는 5조3157억원으로 2017년 말(2조5854억원)보다 2배 성장했다.


그동안 자동차는 각종 사고 위험이 있다 보니 담보물로는 리스크가 커 은행보다는 캐피탈 회사 등 2금융권에서 주로 취급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담대 시장이 위축된데다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담보물로의 위험이 줄어들면서 은행마다 오토론을 새 먹거리로 보고 마케팅 확대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은 SGI서울보증보험에서 대출금 전액에 대해 신용보증을 받아 오토론을 실행하며,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더라도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대출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작년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면서 오토론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실제로 지난해 3월 4대 은행의 신차대출 취급액은 2050억원에 달했으나 그해 8월 920억원까지 떨어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테마검사 대상으로 은행들의 오토론을 지목하고 오토론 등 신규 대출을 확대하는 것 등에 대해 쏠림 현상 여부를 점검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신차 신규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신차 개소세 인하와 내수 판매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승용차를 구입할 경우 100만원 한도에서 개소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해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13만3016대)보다 22.3% 늘어난 16만2716대가 팔렸다. 국산차(13만7771대)가 신차 위주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국산차 판매비중도 84.7%로 전년 동월(82.9%)보다 늘었다.


여기에다 초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대출 문턱이 크게 낮아짐 점도 신차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초저금리로 금리가 저렴하다보니 오토론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며 “내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유예 조치도 종료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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