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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부동산 펀드?…코로나發 변동성 확대 주의보


입력 2020.11.26 05:00 수정 2020.11.25 14:4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11월 국내부동산펀드 자산 '연내 최고' 1조4813억원…전월比 61%↑

해외펀드도 2개월 새 87% '쑥'…"공실률 확대 등 시장 리스크 여전"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국내·외 부동산 펀드 순자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외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산규모가 다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상쇄하는 분위기 속에 주택형 부동산과 증시에 몰렸던 유동성 일부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달(1~24일) 국내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1조4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전체 순자산인 9157억원 대비 61.7%(5656억원)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 1월(1조2433억원) 이후 연내 최고를 경신한 기록이기도 하다. 해외부동산펀드 판매액도 급증했다. 이번 달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부동산펀드는 3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의 1744억원 대비 87.3%(1523억원) 늘어난 규모다.


해외부동산펀드는 올해 1월(6979억원), 2월(8583억원) 높은 인기를 자랑하면서 큰 규모로 판매되다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주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 오피스와 상가 건물들에 공실이 발생하면서 부동산펀드 수익의 핵심인 임대료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월 해외부동산펀드 판매액은 3021억원으로 감소한 뒤, 5월에는 1803억원까지 떨어지며 아예 1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8월엔 해외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이 -12.20%로 급락하면서 신규 판매액은 160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국내에서도 부동산들의 높은 공실률로 인해 지난 8월 판매액이 6973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증시가 상승하고 경기가 안정을 찾는 등 전 세계가 코로나19 여파를 털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산 펀드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부동산펀드판매액은 9월 1조279억원으로 급격히 늘었고, 해외부동산펀드도 지난 10월 7703억원이 팔려나가면서 회복에 성공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위기를 맞은데다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워낙 주목을 받다보니 펀딩에 어려움을 겪어 판매고가 급격히 줄었다"며 "최근 증시가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주식시장에서 엑시트를 시작한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문제는 늘어나고 있는 펀드 자산과 함께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단 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11월 기준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부동산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최대 4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익스포져는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금액을 의미한다. 해외부동산펀드는 이들 증권·자산운용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설정돼 판매되는 만큼 펀드들 역시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로 해외에 있는 호텔과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했던 만큼 최근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부담이 된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해외부동산과 관련한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70.6%로 집계됐다. 우발부채는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서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한다. 지난 2016년 말 50%를 하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년 6개월 만에 20%포인트가 급등한 셈이다.


국내 부동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12.4%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특히 서울의 평균 공실률은 8.5%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유럽 등 이미 부동산 가격이 이미 상당히 오른 뒤 해외부동산에 집중 투자한 만큼 가격이 하락할 경우 부동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증권사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상업용 부동산에 주로 투자해온 만큼 이 사태가 길어지면 자산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한 금융상품의 손실 위험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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