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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국내 항공산업 재편 위해 불가피"


입력 2020.11.29 06:00 수정 2020.11.27 18:2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법원,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결과 발표

인용시 무산...산업재편 타격으로 경쟁력 약화 우려 목소리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데일리안 DB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번째 고비가 될 법원의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결과가 이번주 발표되는 가운데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양대 항공사의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업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포스트 로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항공산업 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가 지난 25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의 심문 결과는 이르면 30일, 늦어도 내달 1일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KCGI가 지난 18일 KDB산업은행에 배정하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한진칼 신주발행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본안 소송 전 긴급히 법리적 다툼 사항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법원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 외에 대안 존재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따라 인용여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산은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번째 조건인 만큼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기각되면 양사간 인수합병(M&A)이 탄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 출범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 발표를 앞두고 한진과 KCGI는 하루가 멀다하고 입장자료를 내면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법리적인 부분만을 살펴볼 수 밖에 없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각각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인수가 무산될 경우 국적 항공사들의 경영 악화와 항공산업 재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인수가 무산되면 양대 국적 항공사들에게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고 시장 경제 논리상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양대 항공사의 규모 상 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고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사실상 붕괴된 국내 해운산업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수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산은 등 채권단 산하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회사의 경영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들이 제대로 경영을 해 나가기 어렵다는 것으로 이는 이미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사례에서 입증된 바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 세금인 공정자금 투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는 만큼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이와함께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대형 항공사들간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며 국내 항공업계도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5년에는 미국 내 7·8위 항공사인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카웨스트가 합병했다. 또 2008년에는 미국 델타항공은 6위인 노스웨스트항공사을, 2010년에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지주사인 UAL이 콘티넨탈항공을 인수했다.


아메리카항공은 지난 2015년 US에어웨이스과 다시 합병해 지난 2008년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사 합병으로 내줬던 세계 최대 항공사 지위를 다시 가져오는 등 규모의 경제 실현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4년 프랑스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네덜란드 국적항공사 KLM과 합친데 이어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2000년 이후 스위스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등을 차례로 인수한데 이어 2017년에는 독일 2위 항공사인 에어베를린까지 매입하며 세계 4위 항공사로 도약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도 양대 국적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을 합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항공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양대 항공사 인수합병(M&A)을 포함,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논의는 국가 기간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치권도 정략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철저히 산업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사들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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