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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년반 만에 1000원대 진입…車·전자 등 수출기업 '비상'


입력 2020.12.03 16:30 수정 2020.12.03 16:38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차·전자 수출경쟁력 약화 불가피…대비책 없는 중소기업 '직격타'

원료 수입 비중 높은 철강·정유 업종은 매출원가 하락 '반사이익'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원·달러 환율 1100원대가 2년 6개월 만에 붕괴되면서 국내 산업계도 업황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은 가격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될 수 있지만, 원료 수입 비중이 큰 업종은 매출원가가 줄어들면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원 내린 1100.1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전일대비 3.8원 내린 1097.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장중 저가 1087.30원을 기록한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출제품 가격이 높아져 수출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수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환율 절상률 만큼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탓에 채산성은 악화된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은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두 달 새 4% 넘게 떨어졌다.


현대차 울산 2공장에서 팰리세이드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특히 업계는 세계 수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산업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수록 피해도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환율 하락은 해외 자동차 업체의 채산성을 개선시키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이지만 우리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탓이다.


전자업계도 TV와 가전 등이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만큼 원화 강세가 악재로 작용한다. 동남아와 중남미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인한 구매력 하락은 국내 가전업체들의 현지 판매 감소로 이어진다.


수출 중소기업들도 경영에 타격을 받는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308개 가운데 62.3%가 환율 하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아울러 환율 하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5.1%로 파악됐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기업은 2.6%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자원이 부족하고 환율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적어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조선산업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 영향이 낮은 편이다․ 국내 대부분의 조선사들은 수주 시 선물환 등을 통한 '환헤지' 거래를 하기 때문에 고정 환율로 계산된 달러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수주에 있어서는 환율하락이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하는 선박은 대부분 해외 주문 물량으로 환율이 높을 때 가격경쟁력이 좋다.


반도체도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다. 부품 산업의 경우 대부분 달러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반도체 제품 판매로 인해 원화 기준 금액이 증가할 수 있지만, 원자재나 재료비용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원료 수입 비중이 큰 정유업계와 철강업계 입장에선 환율 하락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료 대부분은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로 주는 돈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출 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수출 비중은 30%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반면 생산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어 원화가 강세면 매출원가가 하락해 이익률이 높아진다.


해운업계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이 상충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원화가치 하락이 오히려 긍정 요인이다. 운임을 달러로 받는 만큼 환율 상승 시 영업이익과 외화환산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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