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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구상과 추상 사이, ‘반추상 작가’ 배진현


입력 2020.12.07 00:01 수정 2020.12.06 22:14        데스크 (desk@dailian.co.kr)


somemoment-winter2020107, 100×80.3(40호), Oil on canvas, 2020 ⓒ갤러리K 제공

예술에서 전통적으로 이해되는 ‘재현’은 대상의 외현적 닮음 혹은 모방으로부터 나타나는 ‘구상’으로서 ‘정형화된 미’를 추구하는 반면, ‘비재현’으로 설명되는 ‘추상’은 ‘정형화되지 않은 미’를 나타낸다는 대립 관계로부터 출발한다.


구상미술의 경우 모방의 대상이 존재하고 그 대상을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보여 주는 반면, 추상미술은 모방하거나 닮아야 할 외부세계의 대상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작품이 보여 주는 이미지의 시각적 외양 혹은 형태가 자유롭다.


배진현 작가는 작품세계를 보면 구상미술과 추상미술의 양극단 어느 쪽도 아닌 ‘반추상 작가’라 할 수 있다. 반추상적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구상 면에서는 사실주의적 표현을 억제하고 컨템포러리 회화언어 요소만으로 단순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기법으로는 돌가루를 붙여 스크래치 작업을 거치고, 물감을 10여 회 올리고 말리기를 반복하는 등 여러 질감 표현 및 채색으로 원하는 색감을 표출하려 치열하게 노력해 왔다. 이러한 공정은 단순히 장식적 수준의 방식이 아니라 원초적 지우기와 덧입힘 또는 그것들이 교차하는 인상적 기술이다. 도전적 양식의 개척은 화가로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표현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이런 작업이 지향하는 바는 일반적 회화 형식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 보다 내구성 강하고 경쾌한 표현방법으로 진화해 나아가는 것이다. 일반적 그리기에서 벗어나 일루전((illusion, 예술 작품을 볼 때 관람자가 느끼는 거리감이나 입체감 따위의 착각, 환각)의 지우기 혹은 흐트러트리기 등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작업방식을 통해 외부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내면의 그 무엇이 캔버스 위에 혹은 3차원 공간에 다시 나타난 것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를 ‘다시 나타남’이라는 의미에서 ‘재현’이라고 명할 수 있겠다.


배진현 작가 ⓒ데일리안DB

배진현 작가는 사물의 본질적 미에 근본을 둔 모던함과 표현의 주관적 요소를 강조한다. 작가만의 특화된 기법을 통해 세상에 보기 드문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작품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또한, 색 자체의 화려함과 혼합된 컬러가 어우러져 무한한 변화와 색감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화려함, 모던하게 표현된 대상의 추상적 이미지들을 통해 관객들은 배진현 작가가 추구하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회화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배진현/ 서울국제미술협회회장한국미술협회, 강남 미술협회 이사,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 AIAM(국제앙드레말로 협회) 회원, 국내외 심사위원 다수 역임, 2014 도쿄 삭일회 국제 공모전 초대작가 본상 수상(일본), 2013 국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 2007 환경미술대전 이사장상 수상, 싱가폴 뱅크 아트페어(싱가폴), 살롱 앙데팡당 한국전시 대외협력위원장 및 초대작가, 한국 현대미술 대표 100인전, 동경도 미술관 초대작가(일본), Asia Contemporary Art Show 메인작가(홍콩)


글/임지현 갤러리K 큐레이터 gallerykjihyun@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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