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다시 격상”…골목 주점부터 도매상까지, 주류업계 ‘충격’


입력 2020.12.08 06:00 수정 2020.12.07 16:5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자영업자 ‘집합금지명령’ 벌써 세 번째…“고사 직전 상황”

도매사, 주류시장 전반 침체…“거래 줄고 채권 회수 어려워”

제조사, 연말도 홈술 마케팅 외엔 뾰족한 방법 없어 ‘발동동’

서울 시내의 한 호프집의 모습.ⓒ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주류업계도 연말 특수 타격이 예상된다. 호프집, 식당 등 소매점 주류매출의 급감은 주류 도매상에 이어 제조사의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8일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됐다.


정부는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지난달 19일 1.5단계, 이로부터 닷새 후인 24일 2단계로 올린 뒤 이달 1일부터는 사우나·에어로빅학원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을 추가 규제하는 ‘2단계+α’ 조치를 도입했지만,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추가 격상을 결정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뉴시스

이로인해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유흥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방 등의 종자사들을 중심으로 사태는 심각할 전망이다. 올 들어 벌써 세번째 ‘제로(0)’ 매출을 견뎌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전례 없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만났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송년회 등 연말 모임으로 매출 반등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매출 타격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름에 빠졌다. 만회 기회 조차 요원해 지면서 생계에 대한 걱정으로 폐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50·여)씨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하루 16시간을 일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으나 올 들어 손님이 2/3가량 줄면서 영업시간도 줄였다. 매출 역시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며 “거리두기로 문도 못 열게 되면서 임대료는 고사하고 기본 생활비도 안나와 가게를 내놓았지만 나가질 않고 있다. 옆 가게는 올해만 세 번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이전에는 도매상에 술 주문을 일주일에 한 번 넣었지만 이제는 10일에 한 번 넣고, 주문양도 이전 대비 줄였다”며 “그나마도 다른 주점은 술값이 없어 잔금은 못 치루거나 빚으로 술을 주문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투잡 쓰리잡 안 하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따른 식당,주점 등 음식점 영업시간이 제한된 가운데 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 주류도매업체 창고에 주류가 가득 쌓여있다.ⓒ뉴시스

자영업자의 고난은 곧바로 주류 도매상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있다. 집합금지명령으로 지정된 업종 외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와의 접점이 높은 호프집 등 주류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거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버티다 못해 폐업에 나서는 도매상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 순환이 어려워지면서 주류 상당수의 도매상들이 제조사에 대금 납부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내년 하반기에나 알 수 있지만 회원 전반적으로 굉장히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특별한 자구책 없이 폐업하는 분들도 많고, 직원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 살기위해 버티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세계주류 도매업 관계자도 “술 장사는 9시부터 시작인데 영업 시간에 제한을 두다보니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매출이 70~80%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주문이 발생하지 않으니 당연히 받을 돈이 없고, 기존의 채권도 회수를 해야 하는데 주점 전반적으로 어려우니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며 “최악의 경우 계약한 곳이 폐업을 하게 돼 현금을 못 받게 되면 법정분쟁까지 가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마트에 국산맥주가 진열돼 있다. ⓒ하이트진로

도매상의 어려움은 또다시 주류 제조사로 직결된다. 제조사들은 연말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끌어 올려 흑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거리두기가 강화로 매출 반등세 유지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각 업체들은 전국 주류 도매사들을 돕기 위해 주류구매대금 상환 기일을 연장하는 등 대규모 지원책을 추진 중이지만 이와 비례해 어려움도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경우 연말 성수기를 놓칠 경우 2년 연속 순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납부한 400억원 안팎의 법인세 과징금을 상쇄하기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을 출시해 대박 히트를 친 하이트진로 역시 코로나19 및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또 다시 외형성장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3분기 깜짝 흑자를 낸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온전한 흑자전환 이라는 목표를 수정 해야할 상황이 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타격은 2단계부터 이미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었으나, 한단계 더 격상하면서 여러가지로 회복이 어렵게 됐다”며 “연말에는 홈술 시장 마케팅을 지속하고 어려워진 도매사들을 위해 주류 대금을 뒤로 연기해주는 것 외엔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