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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법 리스크에 막대한 상속세까지...경영 부담 가중


입력 2020.12.22 11:39 수정 2020.12.22 11:4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건희 회장 주식분 상속세 약 11조원...총 12조원 넘을듯

연이은 재판으로 경영행보 차질...경영 지배력 약화 우려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상속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부터는 경영권 승계 재판이 본격화된다. 여기에 부친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보유 주식에 대한 상속에 따른 막대한 상속세 부담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2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에 대한 상속세가 이날 장 마감(종가 기준)과 함께 결정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주식 상속가액은 주식 평가 기준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종가의 평균으로 산출하게 되는데 상속 개시일(사망일)이 휴일이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이 상장주식의 평가 기준일이 된다.


이 회장이 일요일이었던 지난 10월 25일 사망했으므로 상장주식 평가 기준일은 마지막 거래일인 10월 23일로 상속가액은 8월24일부터 12월22일까지 종가의 평균으로 산출한다. 이 때문에 22일 종가가 나오면 최종 상속가액이 확정되면서 상속세액도 결정되는 것이다.


특히 이 회장이 최대주주였기 때문에 주식평가액의 20%를 할증한 뒤 최고 상속세율인 50%와 자진신고 공제율인 3%를 적용헤 최종 산출하게 된다.


현재 이 회장의 상속인들이 납부해야 할 주식분 상속세는 약 1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용인 에버랜드 땅과 한남동 자택 등 부동산 상속분을 1조원 정도를 포함하면 전체 상속세가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 상속세 신고세액 3조7000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상속인들은 이 회장의 사망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인 4월 말까지 상속세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지난 10월 28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정사진을 실은 운구차량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가족 선산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부회장 외에도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으로 상속인들이 다수여서 납부금에 대한 부담이 분산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납부해야할 금액이 워낙 커서 최대 5년간 나눠서 낼 수 있는 연부연납(분할납부)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연 이자 1.8%를 적용해 첫해에 6분의1 금액을 낸 뒤 나머지 상속세를 5년간 분납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도 매년 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현재 삼성을 이꿀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경영을 위한 지배력 유지까지 감안해야 해 상속세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보유 지분 매각과 보유지분 담보 대출 등과 함께 계열사 배당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SDS 지분을 유력한 자산 매각 후보로 꼽고 있으며 내년 1월 새로운 배당 정책을 발표하는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배당 규모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이은 재판으로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상속세 부담 리스크까지 안게 돼 글로벌 경영을 위한 발걸음이 무거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3월부터 약 4년 가까이 진행돼 온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조만간 마무리되더라도 지난 10월 시작된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이 대기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은 국정농단 재판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해 3심을 모두 거칠 경우 재판을 받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계속되는 재판 출석에 따른 경영 행보 차질에 막대한 상속세 부담에 따른 경영 지배력 약화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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