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서 유독 강한 면모
꾸준한 출전 보장 받게 된 최주환도 큰 기대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며 자존심을 잔뜩 구긴 삼성과 SK가 두산으로부터 각각 오재일, 최주환을 영입하며 내년 시즌 공격력 증가를 기대한다.
공교롭게도 SK와 삼성은 200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KBO리그를 지배했던 왕조 팀이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이 기간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3회씩 차지했다.
SK 왕조의 종식을 알렸던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4회 우승, 2회 준우승이라는 찬란한 역사를 써냈다.
두 팀 모두 공교롭게도 왕조의 일원이었던 선수들이 은퇴 또는 이적 수순을 밟으며 전력이 약화됐고 더 이상의 영광은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SK가 최근인 2018년 한 번 더 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이후 처참한 내리막을 걸으며 외부 영입 자원의 필요성을 느꼈고 최주환(4년 42억 원)이 적임자로 선택됐다.
삼성은 타자 친화구장인 라이온즈 파크를 개장했으나 이승엽 은퇴 이후 뚜렷한 거포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은 팀 순위 반등을 위해 오재일을 영입하는데 무려 4년간 50억 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최주환과 오재일은 두산에 몸담는 동안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인상적인 장타력을 선보였던 거포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잠실을 떠나게 된다면 타격 성적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고, 마침 타자친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SK와 삼성이 빠르게 움직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오재일의 경우 성적 상승이 크게 기대되는 선수다. 오재일은 지난 5년간 잠실서 타율 0.280 40홈런 OPS 0.826을 기록했다. 이것만으로도 훌륭한 타자임에 틀림없으나 대구 원정서는 더욱 펄펄 날았다.
오재일은 라이온즈파크서 타율 0.320 12홈런 OPS 1.089를 기록, 그야말로 괴물급 활약을 선보였다. 라이온즈파크의 효과를 톡톡히 볼 오재일이 50억 원의 거액을 손에 쥔 이유다.
반면, 최주환은 SK 원정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잠실서 타율 0.286, OPS 0.783을 기록했던 최주환은 문학 구장서 타율 0.261 OPS 0.680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게 될 최주환이 문학서 빠르게 적응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두 선수의 변수는 다름 아닌 나이다. 계약 첫해 30대 중반에 이르기 때문에 에이징 커브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적 반등이 시급한 두 팀 입장에서 약점까지 거론하며 저울질을 할 여유는 없었다. 최주환과 오재일이 ‘탈 잠실’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성공적인 FA로 자리매김할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