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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찬바람' 좌완 유희관, 미래 가치가 문제?


입력 2021.01.03 12:39 수정 2021.01.03 12:47        이용선 객원기자

‘8년 연속 10승’ 유희관, 아직 FA 계약 못 해

4년 계약 시 만 38세까지 구단이 떠안아야

첫 FA 자격 얻은 좌완 선발 유희관. ⓒ 두산 베어스

KBO리그 FA 시장이 급속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FA 외야수 정수빈이 지난달 16일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6년 총액 56억 원에 잔류 계약을 맺은 뒤 굵직한 계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16명의 FA 승인 선수 중 9명이 미계약이다. FA 투수 유희관 역시 아직 계약을 맺지 못했다.


1986년생 유희관은 2009년 중앙대를 졸업하고 두산(2차 6라운드 42순위)에 입단한 뒤 올해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해 A등급으로 분류됐다.


유희관 장점은 꾸준함이다. 2013년 10승을 찍은 이래 올해 10승으로 '8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빼어난 자기 관리와 내구성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다.


패스트볼 구속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절묘한 제구와 영리한 승부로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힘으로 찍어누르는 대다수의 투수들과는 차별화되어 유희관의 선발 등판 경기는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넣었다 뺐다 하는 제구는 일품이다.


8년 연속 10승 기록한 유희관. ⓒ두산 베어스

시장에 나온 사실상 유일한 좌완 선발 투수인 유희관의 가치도 간과할 수 없다. KBO리그에서 좌완 선발은 ‘귀한 몸’이다.


물론 좌완 선발 양현종과 차우찬 역시 FA 자격을 취득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아 KIA 타이거즈 잔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우찬은 7월 말 어깨 통증으로 시즌 아웃되어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희관은 내년에 만 35세 시즌을 치러야 하기에 FA 계약 기간 설정이 어려울 수 있다. 선수는 4년 계약 보장을 원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구단은 만 38세 시즌까지 책임져야 한다. 올해 평균자책점 5.0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69로 좋지 않았던 세부 지표가 에이징 커브 탓이라는 분석이 있다. 내년에 세부 지표가 극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유희관이 다른 구장을 이용하는 팀으로 이적할 경우도 상정해야 한다. 투수에 가장 유리한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두산 야수진의 공수 도움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공수에서 역량이 다소 떨어지고 홈구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팀으로 이적하면 세부 지표가 부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FA 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유희관 (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FA 계약은 ‘지금까지 해온 것’이 아닌 ‘미래 가치’에 방점이 찍힌다는 말도 있다. FA 시장에서 한 살이라도 젊은 선수가 우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FA 선수에게 ‘성장’을 논하는 것은 어색하지만 현재의 기량을 FA 계약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 구단은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 유희관이 타 팀의 적극적인 오퍼는 물론 원소속팀 두산의 계약도 아직 성사되지 않은 이유로 풀이된다.


시장에 나왔을 때 소위 ‘FA 대어’로 분류되지 않았던 선수가 계약 이후 맹활약하며 ‘혜자 FA’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유희관의 FA 계약의 최종 귀결과 이후 활약 여부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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