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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②] 팝송 하나로 다양한 해석 ‘가사 유튜버 인기’


입력 2021.01.03 13:00 수정 2021.01.03 12:0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팝송 번역하는 유튜버 인기

유튜버 직키 "의미 잘 전달하되 오역하지 않는 것이 중요"

ⓒ직키 채널

최근 유튜브에서는 팝송 가사를 해석해 올리는 채널이 인기다. 검색란에 '가사 해석'이라고 치면 기몽초, 직키, 소플 soso playlist, 읏추읏추, 지미쏭, 때잉, Ii's me. Hello, 붐바, 자막 채널 루나, dup'스 리릭스, 케파고, 아틸란티스트의 팝송채널, 라멘티 등이 상위권에 노출된다. 기뭉초와 직키는 각각 53만명 3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뭉초 채널의 셀레나 고메즈 '루즈 유 투 러브 미'(Lose you to love me)는 539만 조회수를 자랑한다.



ⓒ기몽초, 직키 채널

이들은 같은 곡을 번역해 올려도 맥락 안에서 다른 단어들을 선택해 비교하는 재미를 준다. 예로 맥 밀러의 '테라피리스트'의 후렴구를 직키는 But it's so one-sided(이런 건 나 혼자만 널 위하는 거잖아)/And I'm getting tired of fighting for somebody(날 위해 애써주지도 않는 사람을 위해)/Who ain't fighting for me(나만 애쓰는 거 이젠 너무 힘들어)라고 번역했다.


기몽초는 같은 구절을 But it's so one-sided(널 즐겁게 해주려고 )/And I'm getting tired of fighting for somebody(노력하고 노력해도 내 생각은 해주지 않는 사람에게)/Who ain't fighting for me(혼자 바둥거리는 것도 신물났어)라고 다른 단어와 관점들로 풀어냈다


이처럼 유튜버들의 해석 스타일과 영상 편집 취향에 따라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있다. 유튜버 직키는 노래를 해석할 때 영상과 음악을 한 번에 감상하며 이해하기 쉽도록 직관적으로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직키는 폭 넓은 해석을 위해 책을 읽거나 단어들을 수집해 똑같은 표현이지만 한글로 다르게 해석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수가 노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헤치지 않아야 한다. 직키는 "아티스트가 가사를 쓸 땐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알파벳 하나, 단어 하나에도 의도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철저한 전달자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게 해석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하는 작업이다보니 제 생각이 들어갈 때가 있는데, 이런 개입을 두고 균형을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 바이스톤(Vicetone)의 '엔젤스'(Angel) 같은 경우는 해석에 5시간이 걸렸다. 문장 하나에 어떤 것을 집어넣어야할지 제일 많이 고민했던 곡이다"라고 전했다.


가사 채널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니 엔터테인먼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직키는 워너뮤직의 지원을 받아 톤즈 앤 아이(Tones And I)의 '플라이 어웨이'(Fly away), 핑크 스웨츠(Pink Sweat$)의 '앳 마이 워스트'(At My Worst), 테일라 팍스(Tayla Parx)의 '픽설업퍼'(Fixerupper) 등의 곡을 작업했다.


ⓒ때잉 채널

유튜버 때잉은 좋아하는 노래를 더 알리고 싶은 마음에 가사 해석 채널을 만들었다. 때잉은 가사 해석과 더불어 어울리는 영화 장면을 편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잉은 "팝송은 가사의 주제가 훨씬 다양해서 가사를 알고 들었을 때와 모르고 들었을 때 느낌이 아예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 선정적인 가사나 무언가를 주장하는 이야기, 스토리가 담긴 노래가 많다. 그리고 가사에 몰입할 수 있게 어울리는 영상을 편집해보고 싶었다. 보통 노래를 들으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데 나만 알기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때잉 역시 가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춘다. 때잉은 "원곡자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본다. 작사 의도를 알고 나면 가사의 느낌이 아예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또 혹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있을까 싶어 외국인들에게 여쭤보기도 한다. 외국인들은 가십거리나 가수에 대해 더 잘 알고있어 이 가사가 왜 여기서 쓰였나 알게 될 때도 있었다. 의미를 잘 전달하되, 오역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팝송 같은 경우는 가수가 직접 작사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이야기를 말하듯이 노래로 풀어내는 느낌이다. 직독직해를 해버리면 느낌이 죽어버린다. 의역을 하되 가사를 쓴 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가사 해석 채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가 제일 노력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때잉은 앞으로도 가사 해석 채널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때잉은 "누구나 쉽게 영상을 제작, 편집할 수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모두 좋은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 워낙 가사 해석 채널이 많다보니 그만큼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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