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미니 대선 4·7 재보선④] 여권 후보 누가 뛰나


입력 2021.01.07 06:00 수정 2021.01.07 05:26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與후보군 빈약·정치적 체급도 野에 밀려

제3후보 불발…서울, 양자구도 가능성도

부산은 더 어렵다…'없음·모름' 60% 달해

인물 대신 집권당 정책을 전면에 내걸 듯

왼쪽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데일리안

지난 대선·총선·지방선거에서 3연승을 이룩한 더불어민주당이지만, 어쩐지 대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4월 보궐선거에서는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후보군 자체가 빈약할 뿐 아니라 정치적 체급도 야권 후보군에 밀리는 모양새다. 후보들의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흥행몰이를 하는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민석 더K서울선거기획단장은 5일 브리핑에서 "최근 몇 년간의 선거 중 가장 팍팍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심판 여론이 누적된 데다 보궐선거가 있는 서울·부산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에 거론됐던 후보들이 출마 주저하거나 불출마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86 대표주자 우상호 의원만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권의 잠재적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고심 끝에 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달 예고된 3차 개각에 포함되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관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지금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동산 정책 여파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치적 여건이 불리하지만 보궐선거에 출마해 흑기사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당내 강성 친문의 지지를 받는 박주민 의원은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져 변수로 작용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또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고치면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제3후보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기존에는 '6개월 이상 권리당원'만 출마할 수 있었지만, 당헌·당규 개정으로 입당만 하면 경선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3후보 찾기는 사실상 불발됐다. 김민석 단장은 "제3후보 등은 당 차원에서 공식 논의하거나 보고·접수된 바 없다"며 "그간 예상됐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후보들의 출마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일축했다. 박 장관도 제3후보론에 대해 "시간이 너무 없다, 촉박하다는 의사를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오르내렸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불출마를 선언하며 우상호 의원 지지 선언을 했다. 외부 인사의 출마가 끝내 무산되고 박주민 의원까지 불출마할 경우 박영선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양자대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에서 안철수 대표 같은 대선주자급이 등판했기 때문에 여권에서도 그에 맞는 급이 맞서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은 대선주자급으로 보기에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4.7 재ㆍ보궐선거 제1차 서울 시장보궐선거기획단 회의가 열렸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부산시장 선거의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180석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 지역에서는 오히려 의석수가 6석에서 3석으로 반 토막이 났다.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유일하다.


김 전 사무총장은 다음주께 출마 선언을 한 뒤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또다른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김해영 전 의원은 불출마를 택했다. 그 밖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박인영 부산시의원이 오르내리지만 인지도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부산시장 여권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층'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 부산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권 후보에서 '적합한 후보가 없음'과 '모름' 응답이 60.1%(각각 26.5%, 33.6%)에 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부산시장 당내 경선이라도 할 수 있도록 후보군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서 후보가 출마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현직 구청장 중에서도 나오겠다는 분이 계시고, 여론조사에 나오지 않은 분들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인물'보다 '정책'으로 선거 구도를 가져가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방민경'(방역·민생·경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겨울이 지나면 코로나 백신이 도입되고 확진자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카드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매표용 현금살포' 논란에도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부산의 경우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처럼 집권여당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전면에 내걸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사무총장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부산시장 출마 조건으로 제시할 정도로 부산시장 선거를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