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불놀이하듯 학대 당한 강아지, 결국 주인에게 돌아갔다

견주 "소유권 포기 안해"

동물 사유재산이라 강제로 뺏을 수 없어

포항시 측 동물학대 재발방지 서약서 작성

쥐불놀이하듯 줄에 매달려 학대당한 강아지가 격리 보호 조치 도중 주인에게 돌아갔다.

ⓒ캣치독 인스타그램

18일 포항시와 동물 보호단체 '캣치독'은 강아지를 학대한 혐의로 입건된 견주가 지난 13일 포항시 동물보호소에서 강아지를 다시 데려갔다고 밝혔다. 앞서 견주는 지난달 28일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서 친구와 함께 산책하던 중 강아지를 줄에 묶고 공중에 수차례 돌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견주와 그의 친구는 어두운 주택가 골목을 걷다 갑자기 목줄을 잡아당기며 강아지를 빙빙 돌렸고, 바닥에 떨어진 강아지는 낑낑거리며 고통스러워했다. 강아지는 이제 겨우 11개월 밖에 되지 않은 푸들이었다.

학대 정황은 22초 가량의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고, 해당 영상을 촬영한 제보자는 이를 SNS에 게재하며 "처음엔 강아지 산책 영상인 줄 알았다. 남자의 손에 강아지 한 마리가 쥐불놀이하듯, 풍차 돌리기 하듯 돌려지고 있더라. 여자는 방관할 뿐 말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엔 안 나오지만 여자도 강아지를 돌리면서 웃었다"며 "한 가정의 가족이라고도 표현하는 소중한 생명인데, 저 사람들에게는 그저 장난감에 불과한 것 같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치가 떨린다. 이 영상이 널리 퍼져서 저들이 꼭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무슨 말로도 용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영상은 공분을 일으켰고, 이에 견주는 지난 8일 입건됐다. 이날 바로 강아지는 동물보호소에 격리돼 보호 조치 됐으며 동물병원에서 두 차례 검사를 받은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측은 "견주에게 소유권 포기 의사를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견주가 포기 하지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동물학대 재발방지 서약서에 서명하고 격리조치 보호 비용 10만원을 납부한 뒤 데려갔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요구한 동물학대 재발방지 서약서에는 '(포항시가) 강아지 상태 확인을 요구할 경우 언제든지 강아지를 보여줄 것' '입양 등 강아지 신변에 변동이 있을 경우 사전에 반드시 보고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학대당한 강아지를 격리 보호하더라도 견주가 반환을 요구하면 돌려보내야 한다. 동물이 사유재산으로 인정돼 강제로 소유권을 뺏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매주 한 차례 강아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견주의 집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또 학대하면 어떡하나" "과연 믿어도 될까요" "저 정도면 강아지 못 키우게 해야 하는 아닌가" "증거가 저렇게 명확한데 어째서 다시 돌려주죠" "한 번 한 사람이 두 번은 안할까"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