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확진자인데..." 보일러 기사가 수리 다 끝내자 들은 말

코로나19 확진자, 보일러 수리 요청해

보일러 기사, 수리 끝낸 뒤 사실 알게 돼

보건당국 고의성 여부 따진 뒤 고발 계획

한 가정집에 찾아가 보일러 수리를 하고 온 기사가 자가격리됐다. 작업이 다 끝난 뒤에야 고객이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라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SBS

22일SBS 보도에 따르면 보일러 수리기사 A씨는 고객의 요청으로 지난 주 경기 부천의 한 주택을 방문했다.

집안에 들어가 20여분에 걸쳐 수리를 마친 A씨는 고객에게 결제를 요구했고, 이에 고객 B씨는 카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갑자기 B씨가 "내가 코로나 확진자인데 나와 접촉했으니 검사를 해보셔야 할 것 같다"는 황당한 말을 한 것.

알고보니 B씨는 최근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A씨가 "왜 문을 열어 줬냐"고 물었더니 '당황해서 그랬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검사를 받았고, 음성이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14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SBS

A씨는 "양심 문제다. 아무리 자신이 불편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피해를 주는 거지 않느냐"며 토로했다.

직업 특성상 겨울철에 수입이 발생하는 A씨는 현재 네 식구의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A씨는 정부로부터 4인가족 자가격리 지원금 12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한 달 수입의 절반도 안 된다고 한다.

한편 보건당국은 고의성 여부를 따져 본 뒤 A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