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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종인 "몇몇 후보가 대세? 신인도 있어…단일화 매몰 말라" 경고장


입력 2021.01.25 13:45 수정 2021.01.25 14:1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국민의힘 후보 경쟁 보다 더 치열하도록 여건 조성해야"

당내 지속적 '단일화' 촉구 목소리에 내부단속 의도 보여

"단일화 얘기 나오는 것 자체가 우리 취약함 자인하는 것

이대로 외부로만 눈 돌리는 정당, 수권정당으로서 자격 無"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몇몇 유력 후보들의 각축전과 야권 단일화 논의 양상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을 경계하며 당 자력 후보 선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만드는 데 있어 보다 더 경쟁이 치열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언론보도에서 마치 몇몇 후보들이 대세인 것처럼 말하지만 경쟁력 있는 신인 후보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10여명이 넘는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언론의 주목도가 나경원 전 의원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쟁 국면 및 당 외부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부에만 쏠리는 것을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종구·김선동·오신환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있다.


이에 더해 당내 일각에서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 대한 내부단속 차원의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당이 보궐선거에 마치 이기기라도 한 듯 오만에 빠지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서울시장을 누구로 앉히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의 교두보가 완전히 바뀌게 되어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단일화를 운운하며 당내 분위기가 오만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고 한다.


보궐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 대표 등 당 외부세력과의 단일화 여부에만 매몰돼 제1야당으로서 주도권을 잡지 못 하고 끌려가게 될 경우,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같은 행보가 반복될 수 있다는 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관측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 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쉽사리 치고 나가지 못하고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고 한다.


그는 "밖에서 우리당을 보는 시각이 여전히 회의적이고, 변화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는 게 '인물 변화'인데 우리 당 후보들을 보면 숫자는 많지만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있는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아무리 노력해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 않기에 그런 것"이라며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제1야당으로서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지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실력발휘를 제대로 안 하고 제대로 된 후보를 못 내면 단일화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이대로 외부로만 눈을 돌리는 정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비상대책위원들을 향해 "매몰되지 말고 이번 보궐선거에 최선을 다하라. 여당이 밉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닌 그런 후보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누누이 말하지만 저는 국민의힘 후보를 만드는 데 책임지는 상황이지 그 외엔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며 "후보단일화는 우리 후보를 정한 다음에 한다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예비경선에 나설 후보자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다음달 5일 예비경선 후보자 중 본경선에 참가할 4인을 확정하고 토론회 등의 경쟁 과정을 거친 후 3월 4일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계획이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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