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날 지나가는 장갑차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미얀마 의회 앞에서 에어로빅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2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에어로빅 비디오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하던 당시 미얀마 의회 앞에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속에는 한 여성이 음악과 함께 율동을 선보이는 동안 장갑차들이 지나갔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자, 해당 비디오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됐으나, 온라인 지도와 항공 사진을 살펴볼 때 해당 비디오가 가짜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외신은 전했다. 페이스북 프로필에 따르면 이 여성은 교육부에 고용된 체육 교사다.
이 여성은 2일 오전 자신의 SNS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에어로빅 영상을 다수 올리면서 "아침마다 항상 하는 일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는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리려는 의도로 에어로빅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21세기 최고의 예술"이라는 반응과 함께 "정신 나간 분위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국내 네티즌은 "정부 기관으로 장갑차와 탱크들이 밀어닥치고, 국민들에게 엄청난 혼란이 닥쳐올 텐데 무섭다"고 했다.
이 밖에도 "아무것도 모르고 일상생활하는 국민들" "쿠데타 하는데 동네방네 소문내고 하지 않을 테니 일반인들은 그냥 훈련하는 줄 알았을 듯" "군부 쿠데타 세력이 미얀마 국회 쳐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에어로빅하는 영상"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1일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문민정부의 장‧차관 24명의 지위를 박탈했다.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와 외무부 등 11개 주요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미얀마 군부는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1년 뒤 새 총선을 실시해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군부의 권력 포기와 함께 제재 부과를 경고했다. 노벨위원회 역시 수치 고문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UN)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이날 긴급 안보리를 소집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구금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