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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홀로 질주…마이데이터 무관심한 저축은행들, 왜?


입력 2021.02.16 07:00 수정 2021.02.15 22:06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웰컴저축은행, 79개사 중 사업자 유일 선정…인프라 고도화 박차

미래먹거리 전망에도 '투자 대비 수익성' 등 두고 회의적시각 여전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둘러싸고 전 금융업권이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서비스 채비에 나서고 있는 반면 웰컴저축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픽사베이

‘내 손 안의 자산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둘러싸고 은행과 카드사 등 전 금융업권이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서비스 채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웰컴을 제외한 대부분 저축은행들은 사업 참여에 소극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웰컴, 79개저축은행 중 마이데이터 사업자 유일 선정…사업 박차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인력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데이터 관련 팀 신설에 이어 금융데이터 분석 전문인력과 개발자 충원 등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다.


웰컴저축은행은 앞서 지난달 금융당국이 발표한 1차 마이데이터 본인가업체 28곳 중 유일한 저축은행이다. 1차 인허가가 기존 사업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만큼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통해 신용관리, 아파트시세조회 등의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게 당국 인허가를 신청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구체적인 사업방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 시 타 금융사로부터 계좌거래 내역, 대출 잔액, 금리‧이자 등 정보를 넘겨받아 다양한 금융자산 현황을 분석할 수 있다. 또 통신와 유통정보 등에 대한 취합과 재가공이 가능해 중저신용자가 주고객인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층 고도화된 금융서비스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웰컴은 다음달 시행될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당장 올 1분기 중 선보일 ‘웰뱅 3.0’은 초개인화 금융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비전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저축은행, 대부업, 렌탈, 캐피탈,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등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투자 대비 수익·니즈' 등 두고 회의적 시각 여전…"일단 지켜보자"


반면 여타 저축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다소 회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SBI와 OK저축은행 등 대형저축은행들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관련 2차 인허가 신청 등은 현재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긴 하나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제2금융권인 농협중앙회(상호금융)가 금융당국의 1차 마이데이터 인허가 승인을 받은 것과는 다소 온도 차가 보여지는 대목이다.


저축은행업계가 이처럼 마이데이터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시행 초기인 만큼 당장 개인정보 활용과 재가공을 통해 영위할 수 있는 사업범위도 다소 모호한 상황이어서 경영진들이 사업 참여에 대한 확신을 갖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협업할 계열사가 없는 경우 그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높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차주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와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도 이미 카드사 등과 협업 중에 있는 만큼 현재로써는 그 이상의 니즈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저축은행들은 첫 주자로 나선 웰컴저축은행이나 시중은행 등의 마이데이터사업 진척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사업 효율성이나 수익성에 대한 부분이 입증될 경우 후발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일단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저축은행들의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는 금융서비스 사각지대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앞으로 상황을 알 수 없는 만큼 섣불리 과감한 투자와 도전에 나서기보다는 중앙회를 비롯한 일선 저축은행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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