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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담한 대중음악 콘서트의 현실, ‘OK’했던 공연마저 취소


입력 2021.02.18 08:21 수정 2021.02.18 08:2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 '싱어게인' 등 콘서트 개최

"1.5단계에서도 콘서트 개최 장담 못해"

"콘서트에만 엄격한 규제 적용, 형평성 있는 지침 요구"

ⓒ쇼플레이

“열릴 수 있을까” “열려야 한다” 대중음악계가 조금씩 콘서트 재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대부분의 콘서트는 3월 개최를 목표로 현재 예매를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도 순탄치만은 않다. 모든 공연의 상세 페이지에는 ‘코로나19로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가 명시돼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콘서트로는 유일하게 개최됐던 ‘미스터트롯 콘서트’ 제작사 쇼플레이는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다시 관객을 만나겠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연기됐던 서울 2주차 공연은 대구 공연을 마치고 같은 달 18일부터 21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광주와 고양, 부산, 강릉, 인천, 수원 등의 투어도 진행될 계획을 밝혔다.


또 쇼플레이는 현재 방영 중인 TV 조선 ‘미스트롯2’ 콘서트와,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싱어게인’ 콘서트도 기획하고 있다. 먼저 ‘싱어게인’ 콘서트는 3월 19일부터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약 4개월 동안 부산과 광주, 대구, 수원 등 14개 도시를 돈다. ‘미스트롯2’ 콘서트는 4월 9일을 시작으로 7월까지 13개 도시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가수 이문세도 ‘2021 THEATRE 이문세’ 콘서트를 3월 26일과 27일 전주에서 열고, 이후 춘천과 부산, 김해를 찾는다. 다만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일 경우에만 진행된다. 이밖에도 폴킴, 몬스타엑스, KBS ‘트롯전국체전’ 전국투어 등도 오프라인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뮤지컬의 경우는 세부지침이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다. 기존 2.5단계에서 두 칸 띄어앉기가 적용됐는데, 이 경우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뮤지컬은 연기를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완화로 뮤지컬계는 다시 공연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수도권 2단계로 단계를 낮춘 이후에는 동반인 외 한 칸 띄어앉기로 운영되고, 최대 4연석까지 앉을 수 있다.


ⓒ공연마루, 뉴런뮤직

하지만 대중음악계는 유독 넘어야 할 난관이 높았다. 대중음악계에서도 도산 위기의 업계 상황과 그간 공연장 내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을 고려해 차별 없는, 확실한 기준의 지침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대중음악계의 요구는 무조건 콘서트를 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아닌, 각 단계에 맞는 현실적이고 타당한 ‘기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논의 중’에만 머물러 있을 뿐, 어떠한 변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지침대로라면 대중음악 콘서트가 개최될 수 있는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쇼플레이 임동균 대표는 “대중음악 콘서트의 경우 ‘모임·행사’로 분류가 돼 있어 2단계에서는 100명 이상 집합 금지 조항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서도 콘서트 개최가 불가능하다”면서 “1.5단계에서도 개최를 장담할 순 없다. 1.5단계에서는 관할 지자체에 신고 후 허가가 나면 할 수 있도록 했었는데 지자체마다 가이드라인이 상이할뿐더러, 최근 문체부에 문의한 결과 허가 시 개최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실제로 최근 대중음악계에서는 허가를 받고 시작한 공연이 중도 취소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룹 엔하이픈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첫 팬미팅을 진행했다. 그런데 1회차 공연 도중 용산구청으로부터 급작스럽게 ‘서울특별시 용산구 제 2021-1호 블루스퀘어 공연장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처분내용: 상기 기관에서 운영 관리하는 시설 내 대규모 콘서트 집합금지)’를 받아 불가피하게 2회차 오프라인 공연은 취소됐다.


그나마 관계자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개편안에 희망을 걸고 있던 터였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일명 ‘자율책임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고,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면서 3월부터 공연을 진행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주최 측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처벌을 받게 하는 등의 책임을 물어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더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자율과 책임’ 기조 하에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대신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방향의 거리두기 개편안을 마련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었지만, 설 명절을 전후로 다시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적용 시점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했다.


현재(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21명으로 38일 만에 600명대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405.85명으로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다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진다면 3월로 예정돼 있던 다수의 콘서트들은 세부지침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또 다시 기약 없는 공연 중단을 맞게 된다.


임 대표는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고, 당장 3월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유일하게 대규모 콘서트인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안전하게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제작 예정인 공연들도 무사히 끝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콘서트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콘서트 개최 관련 세부 사항을 문의해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콘서트에 적용되는 ‘기준’이 명확히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다른 장르의 공연과 집객 형평성을 맞추는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대중음악 콘서트에만 적용되는 과도한 규제 등 불평등 문제를 파악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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