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하려면…식품안전규정 확인은 필수

EU 올해부터 새 수입변경제도, 사전준비 까다로워진다

aT, 4월 시행 EU 복합식품수입규정 대비 웨비나 개최

한중일, 아시아권 ‘원 아시아 식품안전 프로젝트’ 추진

앞으로는 오징어 분말이 4%가량 함유된 라면스프가 전체 라면중량의 0.5% 미만에 해당하더라도 오징어 분말을 생산하는 작업장은 유럽연합(EU)로부터 승인을 받아야만 수출 길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농식품의 식품안전규정이 새롭게 시행됨에 따라, 국내 식품수출업체들의 사전준비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변경사항에 따르면, 복합식품에 함유된 동물유래가공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은 EU의 승인을 꼭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복합제품이 생산되는 작업장은 EU 승인 없이 자국 담당관청에 이미 등록된 작업장이면 상관없다.

농식품 EU수출 수입변경제도를 설명하기 위해 aT가 현지전문가 초청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했다. ⓒaT

EU의 정의로는 복합식품은 육류나 동물부산물(뼈·내장·지방 등), 수산물, 동물유성분(우유), 알, 꿀 등의 동물유래가공식품과 채소, 식물성 제품을 혼합한 제품을 의미한다.

때문에 수출업체들은 개정안 적용품목과 EU에서 승인한 제3국의 제조시설 목록을 확인해야 하고, 개정안의 수입요건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개정안의 적용품목은 HS코드 상 총 14개 품목이다. 생선어묵·라면·냉동만두·김치·간장·고추장·스프와 육수류·아이스크림·두부·김 등이 있다.

전 세계 최고의 품질과 식품안전표준을 보유하고 있는 EU로서는 나라간의 수출입이 활발해지고 교역이 늘어남에 따른 식품안전 대비책으로 풀이된다.

EU로의 국내 농식품 수출은 김치·소스류·라면 등의 수출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 약 5억5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라면은 신제품 출시와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5700만 달러를 수출, 직전년도 대비 48% 증가 등 가공식품 수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정부도 관련사항을 충분히 알리고 신규 규정에 따른 국내 주요 수출제품을 위한 대응에 나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3일 국내 주요 수출업체와 관계자 120명을 대상으로 올해 4월 21일부터 시행되는 EU의 복합식품수입규정에 대한 현지전문가 초청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에서는 EU 집행위원회 보건안전식품총국 파울로 카리카토(Paolo CARICATO) 정책담당관이 신규 규정의 주요내용과 EU의 향후 관리계획에 관해 설명했고, 프랑스 현지법률기관 소속 소피 모랑(Sophie MORIN) 변호사는 신규 규정에 따른 우리나라 주요 수출제품의 수출 가능여부와 유의사항에 대해 문답형식으로 소개했다.

또한 국내 조개류 생산 해역에 대한 위생·안전관리도 강화했다. 조개류 생산 해역에 대한 위생관리 기준도 마련 중이다. 굴이나 조개류는 일정한 곳에 정착해 서식하고 식중독균 등을 체내에 농축하는 특성이 있어 식중독 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유 등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原乳)의 잔류물질(항생물질·농약 등) 포함 여부에 대해 국가에서 추가로 검사하는 ‘국가 잔류물질검사 프로그램’도 도입해 운용 중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중·일 3국간에도 서로 다른 식품안전기준을 통일하기 위한 ‘원 아시아(One-Asia) 식품안전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아시아권 3국은 식습관과 생산환경이 유사하고, 식품시장 규모가 세계 시장의 28%를 차지하지만 식품안전기준이 서로 달라 나라별로 수출제품에 대한 부적합 사례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3국이 함께 식품안전관리기준 통합 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는 식품안전관리통합기준을 개발해 식품안전관리수준을 동반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번 EU를 겨냥해 만든 aT 웨비나 영상은 aT 유튜브채널(aTwebTV)에서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으며, 제도변경과 관련된 품목별 세부 대응 지침은 농식품수출정보 사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아울러 aT는 국내 농식품 수출지원 서비스 혁신을 위해 디지털 전자무역 특화기관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도 손을 잡았다. 양 기관은 24일 농수산식품 수출지원 역할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aT가 디지털 기반의 수출농업 안전망 구축을 위해 운영 중인 농집(NongZip, 수출농가 지원플랫폼)과 KTNET의 농식품특화원산지관리시스템인 FTA-Agri의 데이터 연계로 수출지원 서비스가 한층 편리해질 전망이다.

농가는 농집에 입력한 자료가 그대로 원산지 증빙 자료로 제공돼 서류제출 등의 수고를 덜 수 있고, 농식품 수출업체는 FTA Agri에서 원산지증명서와 확인서를 자동으로 발급받을 수 있어 보다 빠르고 편리해진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번 협약을 계기로 비대면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무역·물류 문서 활용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해 수출농업의 코로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