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에이터 그릴 사라진 디자인에 "미래지향적" 호평 잇따라
구동계 단순화에 설계 제약↓…자동차 디자인 창의성·다양성↑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5(IONIQ5)'에 대해 전 세계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아이오닉5(IONIQ5)'를 공개하자 전 세계 매체와 소비자들은 "독창적이다", "사이버펑크가 현실화됐다"며 외관 디자인에 일제히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차량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면서 새로운 세련미를 연출한 디자인 혁신은 본격적인 미래차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이 연료를 연소시키면서 움직이며 그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에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외부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한 통풍구 역할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다.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의 전력이 모터를 거쳐 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이어서 엔진을 냉각하기 위한 통풍구가 필요하지 않다. 최근 잇따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전면부가 막혀있는 이유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설계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만든 탓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들어가는 자리를 부자연스럽게 덮은 듯한 디자인을 내놨다. 이에대해 소비자들은 "뭉툭하다", "못생겼다"며 냉랭한 반응을 내비쳤고 일부 업체는 차선책으로 통풍 기능이 없는 장식용 그릴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플랫폼부터 설계까지 순수 전기차로 만들어진 아이오닉5는 그릴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디자인 혁신을 시도했고, 전 세계 소비자들은 '사이버펑크(cyberpunk)'를 연상케 한다며 일제히 호평했다. 사이버펑크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반(反)체제적 문화·스타일을 일컫는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Motortrend)'는 "미래지향적이고 사이버펑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양산될 차"라며 "현대차 디자인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과감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사이버펑크 스타일이 특징"이라며 "가짜 그릴이 없지만 차량이 잘 짜인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과감한 디자인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구동계는 비교적 단순하고 소형화도 쉬워 설계상 제약이 대폭 줄기 때문이다. 전면부가 툭 튀어나오고 그릴이 달린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난 이른바 ‘미래형 자동차’의 시대가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가 점차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차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아이오닉5가 의미있는 스타트를 끊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출시될 전기차들은 내부 공간 활용성이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설계 덕에 구동계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넉넉한 탑승자 거주 공간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순수 전기차는 각종 첨단기능을 장착할 공간이 늘어나고 차체 무게중심 조절이 수월해져 승차감·조향감 등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모터·인버터·감속기 등의 소형화까지 현실화되면 전기차의 실내공간을 더 자유롭게 설계할 여지가 있다"며 "넓은 실내 공간과 배터리 전력의 외부 활용성이 전기차의 장점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