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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깼다고?…여가부 '업적홍보'가 불편한 이유


입력 2021.03.04 05:00 수정 2021.03.03 22:36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공공부문 여성비율 지속 확대 추진…공정한 실력 경쟁은 뒷전? 역차별만 부추겨

계속되는 여가부 무용론·폐지론…"해묵은 포퓰리즘 정책 그만 접으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공공부문의 여성 비율 확대를 성과로 내세우며 올해도 비율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공정한 실력 경쟁은 무시한 채 남성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다.


여가부는 정책 취지로 성차별 철폐, 유리천장 파괴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여성 표심을 사로잡기위한 포퓰리즘적 행보이고 오히려 성 차별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가부가 지난 2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 3개년 추진성과 및 2021년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직 과장급 여성 비율은 20.8%를 기록했다. 2018년 15.6%, 2019년 17.8%에 이어 첫 20% 돌파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런 성과를 발표하면서 "여성 참여 확대를 위한 공공부문의 선도적 노력과 성과가 지방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30세대를 중심으로 여가부가 능력보다는 성별을 중요시하고 남성의 기회를 박탈하는 '역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비위 의혹에 대한 침묵이나 최근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왜곡 논란과 관련해서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비난여론은 배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나흘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는 등 여가부 무용론에 대한 여론이 그 실체를 드러내기도 했다.


청원자 은 모씨는 "예전부터 하는 일은 없고 세금만 낭비하기로 유명한 여가부의 폐지를 원한다"며 "성평등 및 가족·청소년 보호 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된 정책은 보이지 않고, 남성 혐오적이고 역차별적인 제도만을 양산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원을 접수받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검토끝에 '여성가족부 폐지 또는 부처자격 격하' 요구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해 12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여론조사기관 더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9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가부가 매우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에 응답자의 45.6%가,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에는 26.7%가 동의하며 부정적 응답이 72.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여가부의 무조건 '공공부문의 여성 비율 확대' 추진은 남녀불평등을 부추기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며, 여성·운동계의 표심을 잡기위한 표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사회운동가이자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저자인 오세라비(62·본명 이영희) 작가는 "공공기관일수록 실력과 능력대로 인재를 선별해서 쓰는 것은 매우 당연한 원칙"이라며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져도 '여성이기 때문에' 선발한다는 것은 또다른 성차별이며 공공기관이면 더욱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작가는 이어 "폐지론에 시달리는 여가부가 부서 존재의 필요성을 호소하려는 차원에서 여성 공직자 확대라는 해묵은 표퓰리즘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 여가부 산하 공공기관엔 여성 임직원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데 다른 부처에 성별 비율을 맞추라고 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관련 전문가는 "남여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여성이 제도적으로 불이익을 받던 과거에는 여성 할당제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명백히 시대가 달라졌다"며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은 차별 논란을 부추기고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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