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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2주기…'경영권 분쟁' 딛고 비상 꿈꾸는 조원태


입력 2021.04.08 12:00 수정 2021.04.08 12:5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8일 가족과 ‘비공개’ 추모식 참석...조현아 불참할 듯

취임 2주년...아시아나 인수에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진행된 고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자료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리고 취임 2주년을 맞아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의지를 다진다.


당장 현안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원태 회장은 이 날 행사에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들과 함께 추모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한다.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도 참석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사 차원의 추모행사는 별도로 하지 않는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한진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조양호 회장 1주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등이 연대한 3자연합이 지난 2일 해체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지만 남매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9년말부터 1년3개월여동안 갈등이 장기간 지속됐던 터라 당장 바로 얼굴을 마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로 상처의 치유와 화해가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게 재계의 판단이다.


◆ 취임 2주년 맞는 조원태, 대한항공을 초대형 항공사로 키운다


오는 24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조원태 회장 앞에는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면서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과제가 놓여 있다.


조 회장이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취임 이후 지속돼 온 체제 위협을 극복하고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러한 숭리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이 우호지분으로 자연스레 참여하게 되는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조 회장으로서는 앞으로 자신의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데일리안DB

조 회장은 지난해 현대산업개발(HDC)이 중도 포기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제 2의 도약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이 전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Mega-Carrier)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부친인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킨 것을 이어받아 더 높은 도약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은 마련한 상태로 내년 인수를 통해 오는 2024년 통합항공사 출범을 목표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산은에 제출하는 등 절차가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터키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진데 이어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각국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도 순조롭다. 다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독과점 이슈가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여론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독과점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도 극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여객 수요 부진을 대체하기 위해 화물 운송 강화를 돌파구로 삼으며 영업이익 2838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항공사들 중에서도 이례적인 영업흑자 달성으로 올해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흑자 행진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항공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는데는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위기 극복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절차 마무리 시점을 2~3년 뒤로 잡을 수밖에 없는 것도 더뎌지고 있는 항공업황 회복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 유동성 위기 극복-재무구조 개선으로 그룹 재도약 채비 속도


조 회장은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룹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자구계획 차원에서 지난해 유휴 자산과 기내식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에는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이달에는 최대 3000억원의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금액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서울시

자본 확충의 핵심 방안 중 하나로 꼽혀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도 지난달 31일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서면 합의 방식으로 조정서에 서명하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매각으로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추진 의지가 강해 연내에는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회사는 올 상반기 내로 매각 대금으로 약 1300억원 가량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과 본계약에 이르지 못해 다소 미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도 일부 지분 매각을 위한 협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윌셔그랜드센터 지분 일부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호텔 사업 부진에 따라 매각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으로서는 가장 큰 현안이었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만큼 이제부터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며 “3세 경영인으로서 업황 부진과 유동성 악화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의 재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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