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친모 前사위, 김씨 엄벌 촉구하는 청원 게재
구미 여아 사망 사건의 어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A씨(22)의 전 남편 B씨가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보람이 친부라고 밝힌 B씨는 12일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OOO의 엄벌을 청합니다'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했다.
그는 "SBS'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고 분노하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면서 "김씨의 가방에서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OO이(숨진 아이)를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 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도 용서했다. 사랑하는 아이가 저처럼 아빠나 엄마 없이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씨는 "OO이를 옆에 재워둔 채 밤새 집을 나간 김씨를 뜬 눈으로 기다리면서도 이 시간이 언젠가 지나갈 거라 믿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들어온 김씨가 '남자가 있다. OO가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해 그 남자가 OO이 책임져 주겠다고 했냐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김씨에게 '엄마 될 자격 없으니까 나가라'고 말한 뒤 OO이와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OO이가 엄마를 부르면서 달려가 안겼다"며 "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원망스럽게 기억난다"고 토로했다.
B씨에 따르면 A씨의 부모가 자택 바로 아래층에 거주하고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많을 것이란 판단 때문에 자신이 떳떳한 직장을 얻어 돈을 벌어 올 때까지 A씨에게 잠시만 아이를 키워줄 것을 부탁했다는 것.
그러나 아이 곁을 떠난 B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두 달가량을 보냈다고.
B씨는 "조금씩 회복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김씨가 만나는 남자가 대기업을 다니며 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남자가 OO이를 예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그 남자를 아빠로 알고 살아간다면 저는 너무 슬프겠지만, 저처럼 무능력한 아빠보단 그 남자가 아이를 더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사 입힐 수 있겠지 싶었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제가 OO이 한 번 보러 가겠다고 해도 답이 없었다. 이듬해 겨우 한두 번 보러 갈 수 있었다"면서 "장인·장모가 돌봐주고 새 남자가 아껴줘 저 없이도 잘 지낸다는데, 더 이상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뒤에야 당시 OO이를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해 4월쯤부터 김씨가 아이를 집에 버려 놓고 새 남자 집에 가서 지냈던 것"이라며 "아이가 악취 나는 집에서 이불에 똥오줌을 싸며 고픈 배를 잡고 혼자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다 김씨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고 해 시기를 계산해보니 집에서 제가 나가기도 전에 임신했단 사실을 알았다"며 "얼마나 그 남자 애를 갖고 싶었으면 수십 개의 임신 테스트기를 사서 매일 임신을 체크했을까. 그렇게 갖고 싶던 애가 들어서고 배가 불러오니 OO이는 점점 눈 밖에 났나 보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그나마 평일 낮에라도 집에 가서 OO이를 챙기는 것도 귀찮아진 김씨는 어느 날부턴가 빵 몇 조각과 우유 몇 개를 던져 놓고 다시는 그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새 아이를 곧 만나게 될 테니 헌 아이는 보기 싫어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이 지나고 김씨는 OO이가 굶어 죽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들이 지나갔던 8월,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 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 저는 왜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고 했다
B씨는"김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라며 "어떻게 새 남자와 신혼처럼 밤을 보내기 위해 그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일 동안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나"고 분노했다.
아울러 그는 "힘을 모아달라. 김씨가 살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를 압박해 달라"며 "더불어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귀 접힌 아이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8월 초 이사하면서 경북 구미의 빈집에 생후24개월 된 아이를 홀로 두고 나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달12일 구속됐다. 그리고 지난 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씨는 음식물이 제공되지 않으면 아이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고도 지난해 8월 빌라에 여아를 홀로 남겨둬 기아 등으로 숨지게 했다는 검찰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또 아이가 숨진 뒤인 지난해 9월25일부터 올해 1월25일까지 매달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등 총1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김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 측 가족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7일 오후 3시에 속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