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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바이든 ‘반도체 자급론’에 힘 받나


입력 2021.04.13 13:37 수정 2021.04.13 13:39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격적 투자 필요”

5G·AI 등 수요 확대…해외 의존 비효율 초래

불붙는 반도체 자급론…위탁생산 사업 탄력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인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재진출 의사를 밝힌 인텔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의 지원을 발판삼아 미국 내 글로벌 IT업체, 자동차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통해 삼성전자와 TSMC 등 아시아에 넘어간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려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인텔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반도체 최고경영자 회의에서도 자체 생산 설비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실제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백악관 측에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 공장 가동을 위해 기존 인텔 공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세공정 기술력이 아직 업계 1, 2위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못 미치는 만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IT용 반도체들이 10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의 공정에서 생산되는 것과 달리 성능이 비교적 낮은 차량용 반도체는 20~40nm대 공정에서도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반도체 미국과 이스라엘, 아일랜드에 있는 공장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싱어 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내에 실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위축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개방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핵심 공급업체들과 (라인)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인텔 오코틸로 팹(공장) 전경.ⓒ인텔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반도체 자급론에 힘이 실리면서 인텔 파운드리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강조한 점도 인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미국의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반도체 생산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1990년 자급률이 37%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과거 대비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 상당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야 되는 현 구조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와 맞물려 미국 내에서 반도체 자급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이는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인텔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텔은 지난달 말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립되는 공장 2곳에 약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인텔은 현재 미국에 4개의 팹(공장)을 비롯, 아일랜드·이스라엘·중국에서도 팹을 운영 중으로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2곳이 새롭게 설립되면 지역적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 오리곤주 힐스보로 팹(공장)에서 한 직원이 제품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인텔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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