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유진저축은행 인수...소매금융 서비스 확장
스탁론 영업·고배당 효과...“중장기 수익개선 효과”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대신·키움증권 등이 저축은행 인수로 수익다각화에 성공한 가운데 다시 증권사들의 인수 움직임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사업 다각화는 물론, 배당금 수익을 통해서도 수익창출 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했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KTB투자증권은 유진제4호헤라클레스PEF가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1293만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732억원이나 최종 매매대금은 실사와 협의 과정 등을 거쳐 확정된다. 1972년 설립한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규모 2조9842억원으로 업계 7위권이다. KTB금융그룹이 유진저축은행을 품에 안으면 소매금융부문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게 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자산운용·네트워크(VC)·PE·신용정보 등 기존 편제에 저축은행을 더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며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I금융투자도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금융기업 J트러스트는 앞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브이아이금융투자와 JT저축은행, JT캐피탈 주식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했다. 지난달 31일 계약이 해지된 지 일주일 만에 JT캐피탈을 묶어 새로운 MOU를 맺은 것이다. VI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관련 MOU를 체결했지만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지 못해 딜이 무산됐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꾸준히 인수해왔다. 대신증권(2011년 중앙부산·부산2·도민 3개 저축은행), 키움증권(2013년 삼신저축은행·2016년 TS저축은행), 유안타금융그룹(2016년 한신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이후 총자산 1조6000억원 규모의 우량저축은행으로 성장했다. 키움증권이 운용 중인 키움저축은행·YES저축은행도 회사 성장에 기여하면서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증권사 입장에선 저축은행을 인수해 스탁론을 연계하면 여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스탁론은 고객명의의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신규 대출이 늘면서 저축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40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배당금 수익을 염두에 둔 인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초 일본 대주주에게 100억원이 넘는 고배당을 진행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한국 진출 9년 만에 첫 배당에 나선 뒤 2년 연속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102억원의 주주 배당을 시행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진저축은행의 최근 3년 평균 배당금 약 89억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배당금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유진저축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