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1분기 인건비 상승에도 영업이익은 희비
네이버, 주식보상비용이 '발목'...카카오, 신사업 힘 입어 역대 최고 실적
하반기 패션 이커머스˙콘텐츠 시장서 정면승부 예상
국내 양대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직원 보상을 강화하면서 올 1분기 인건비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가 모빌리티, 페이 등 신사업 부문을 비롯한 전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효과로 비용 부담을 상쇄했고, 네이버는 주식보상비용이 급증한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양사간 실적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앞으로 이커머스와 콘텐츠 시장에서 두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6일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580억원과 영업이익 15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와 79%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거뒀다.
반면 앞서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는 커머스, 핀테크 등 신사업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시장의 예상 보다 부진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네이버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4991억원, 영업이익은 28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8%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0% 감소했다.
네이버의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0.9%, 10.8%씩 줄었다.
◆인건비 상승에 네이버 영업이익 '주춤'...카카오는 신사업 덕에 '거뜬'
이처럼 네이버가 예상 대비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인건비 상승 영향이 컸다. 네이버는 올 1분기 주식보상비용 709억원을 인식한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0.3% 늘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29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주식보상비용의 상당수는 2019년과 2020년에 부여한 스톡옵션에 대해서 네이버 외 계열법인 차익보상형 주가 상승이 많은 부분이 차지한다”며“7월에 부여할 전직원 스톡옵션 비용은 160억원정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는 이같은 인건비 상승 외에도 전분기 대비 매출이 0.9% 줄며 성장세가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서치플랫폼 매출이 2.3% 줄고 콘텐츠와 클라우드 부문도 각각 5.9%, 4.5%씩 감소했다.
카카오 역시 주식보상비용 증가, 연봉 인상 등 영향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 올 1분기 카카오의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47%, 전분기 대비 10% 증가한 2929억원이다. 이로 인해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41%, 1%씩 늘었다.
인건비에 타격을 입은 네이버와 달리 올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카카오톡 기반의 플랫폼 매출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사업 부문의 이익이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하면서 비용 증가를 상쇄시킨 효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유료 콘텐츠 부문은 80%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톡 채널 중심의 ‘톡비즈’ 또한 51% 증가한 3615억원으로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건비 지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네이버는 전 구성원 약 6500명에게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00만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지급하는 ‘스톡그랜트’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본사 직원 2506명에게 총 47만2900주(539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VS 카카오 '지그재그'…패션 이커머스 선점 경쟁 예고
이처럼 카카오 신사업들의 이익이 가시화되면서 네이버를 추격하고 나선 가운데 앞으로 이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에서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두 부문의 글로벌 진출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네이버의 1분기 스마트스토어 & 쇼핑라이브 등 커머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성장한 3244억원이다. 3분기 연속 40%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특히 중소상공인(SME) 지원 정책에 힘 입어 지난 4월 스마트스토어수는 약 40% 증가한 45만개, 월평균 신규판매자수는 3만3000명을 넘어섰다. 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3월1일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완료와 함께 일본 스마트스토어 출시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에 힘 입어 커머스 사업이 고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인수한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앞세워 최근 경쟁이 치열한 패션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지난달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의 카카오스타일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과 합병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6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온라인 쇼핑사업에서 패션 카테고리는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며 "경쟁 플랫폼도 패션 카테고리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 않아 카카오 플랫폼과 기술력을 더한다면 빠르게 선점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5월 왓패드-네이버웹툰 시너지 본격화…카카오,콘텐츠 앞세워 "해외매출 비중 두자릿 수로 확대"
웹툰, 웹소설 등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도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민수 공동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보유한 8000여개의 원천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페이지 컴퍼니는 올해 6월 대만과 태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스토리 엔터테인먼트 혁신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5월 북미 최대 웹소설 기업 '왓패드' 인수를 마무리하고 네이버웹툰과 연계한 사업모델을 구축 시작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달 양사 이용자 트래픽 교류 시작하고 파급력 있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웹툰·웹소설 각 플랫폼에 동시 런칭한단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