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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첫 방문 최태원 상의회장, 이재용 사면론 힘실어주나


입력 2021.05.11 11:26 수정 2021.05.11 13:1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문 대통령 "의견 듣고 판단하겠다" 기류 변화에 최 회장 역할 촉각

정치권에 긍정 분위기 조성시 사면 논의 급물살 전망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각계각층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 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의 사면 건의에 참여하긴 했으나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 검토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개별적으로도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13일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예방한다.


구체적인 논의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경제 현안과 규제 개혁 등에 대한 재계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여야의 협조를 요청할지 여부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기존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 사안에 대한 최 회장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그런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밝혀 그동안 이어져온 각계의 탄원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음을 짐작케 했다.


또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원칙만 고수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할 용의가 있음을 암시했다.


청와대의 기류 변화로 인해 최 회장이 이 부회장 탄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가 조성됐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경제5단체장 명의로 청와대에 제출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개별적으로 사면 요청을 공식화한 적은 없다.


그동안 재계 입장을 공격적으로 어필하기보다는 정부나 사회 각계각층의 입장을 두루 고려하며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스탠스를 보여 온 최 회장의 성향을 고려하면 청와대에서 ‘불가’로 못 박은 사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나서긴 힘들지 않겠냐는 게 재계 시각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 변화를 보인 만큼 최 회장이 나설 명분도 확실해졌다.


최 회장은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재계를 대표하는 카운터 파트너로 인정받은 대한상의의 수장이다. 또한 SK그룹의 총수로 연배상 4대그룹 젊은 오너들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만큼 재계에서 대표성이 확실한 인물이다.


최 회장이 이 부회장의 사면 요청을 공식화하고 정치권에 사면 찬성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면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도 힘이 실릴 여지가 높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관련해서도 SK하이닉스가 속한 SK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의 주장이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식화될지 비공식 논의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국회 방문에서 최 회장이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된 언급을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면서 “문 대통령이 사면 관련 검토 여지가 있음을 밝히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최 회장의 역할이 막중해졌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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