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무 대표 "영화산업 위기 봉착, 처절한 역사의 한 토막 될 것"
한국상영관협회가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정부의 합리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는 영화관 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씨네큐 각 사 국내사업본부장, 멀티플렉스 체인별 위탁사업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창무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영화산업은 세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각종 재난지원에서 영화 산업은 철저히 소외 되어 있다. 극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늘 지원에서 배제됐다"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 회장은 "극장업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보더라도 손 꼽히는 피해 업종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원책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이다"라며 "특히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으로 당연히 극장을 포함해 영화업계 구제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돈임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한다"며 정부 지원 부족에 대해 고충을 털어놨다.
이창무 회장은 "세금을 사용해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하듯이 영화발전 기금을 영화업계를 위해 쓰지 못한다면 그 돈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에 발전기금으로 영화진흥위원회에 2007년부터 14년간 납부하고 있고, 현재 5000억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했지만, 영화관이 이 기금을 사용한 적은 없다며 발전기금을 낸 만큼 도움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지난 20년 간 변화 없는 영화관 정책의 재검토와 이 재난 상황을 견뎌낼 지원 프로그램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 대부분은 한 두 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를 대신해 관객들에게 예술적 가치가 있는 영화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계가 왔다. 어렵게 구축한 문화적 예술공간이 붕괴 직전이다. 무너지고 나면 복구하기 쉽지 않다. 일단 살려놓고 봐야 할 때"라며 "영화산업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그 근간이 되는 독립예술영화업계, 특히 독립예술관의 생존책을 정부가 마련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간판을 달고 있지만 실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위탁사들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CGV 칠곡의 임헌정 대표는 "극장 운영사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지원에서 소외되면서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약 37% 이상을 차지하는 위탁점주들은 지금 사지에 내몰렸다. 지금은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논하지 말고 모든 영화관에 대한 정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3년 동안 영화계가 낸 영화발전기금을 되돌려 주거나 영화진흥위원회가 보증이 돼 대출의 길이라고 열어달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2019년 총 매출 280억원에서 지난해 80%가 떨어졌다. 코로나19 발생 후 9개 위탁점에서 대출한 돈만 50억원이다. 그 돈을 내고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다시 한 번 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영화관 업계는 코로나19 피해 극복 해결책으로 ▲영화 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들의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지원금’ 및 관객들의 문화생활 확대를 위한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피해 극장들에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극장 관객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