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포위된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에서
문대통령 지원받은 '복심' 연이어 꺾은 '기백'
도시브랜딩으로 이름날린 정책적 역량 뒷받침
"'대선후보 브랜딩' 해내서 수권정당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서 19·20대 총선에 연이어 문 대통령의 '복심'을 꺾고 '낙동강 벨트'의 핵심 고리를 지켜냈던 정치인이 있다. 전국적인 '폭망' 참사가 빚어졌던 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며 3선 반열에 오른 윤영석 의원이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 당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윤영석 의원은 12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3·9 대선 때 수도권으로 '상륙작전'을 펼쳐 정권 수복을 해야할 대권주자를 뒷받침하는 역할으로는, 당이 어려울 때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1대1로 맞섰던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의원이 3선을 한 경남 양산갑은 주변이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포위돼 있다. 양산을에는 김두관 의원, 김해갑에는 민홍철 의원, 김해을에는 김정호 의원, 부산 북강서갑에는 전재수 의원이 버티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마지막 진지 양산갑을 함락시키겠다며 몇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날 데일리안 인터뷰에서 윤영석 의원은 "나를 낙선시키겠다며 문 대통령이 지원유세도 오고 마이크도 잡았다"며 "19대·20대 총선에서 대권주자로, 또 당대표로 선거 때마다 와서 송인배 후보 지지를 호소하더라"고 회상했다. 송 후보는 훗날 문 대통령이 정권을 잡자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으로 중용됐을 정도로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최고 거물이 자신을 잡겠다며 '복심'을 내세우고 지원유세를 오는데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윤 의원은 "위기감은 커녕 문 대통령의 거주지가 양산이니까 본인이 양산갑에 출마해서 직접 대결하자는 말씀을 공개적으로 드렸더니 부산 사상으로 가시더라"며 "정치에는 기백이 있어야 한다. 내게는 그런 기백이 있다"고 웃었다.
아울러 "낙동강 전선과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는 일념이었다"며 "내가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양산의 인구가 26만 명에서 36만 명으로 늘면서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들어오고 일자리가 늘어나 젊은층이 많이 유입됐는데, 젊은 청년들도 우리의 삶을 더 낫게 할 진정한 일꾼이 누구인지 굉장히 실용적인 판단을 해주시더라"고 강조했다.
금요일 저녁, 文 '분노의 SNS' 촉발한 장본인
사저 불법형질변경 폭로해 권부의 급소 찔렀다
"대통령이라도 특권은 안돼…조사해보고 포착
좀스럽고 민망?…특권의식·선민의식의 발로"
선거 때 형성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영석 의원의 대결은 대통령과 야당 국회의원이 돼서도 이어졌다. 지난 3월 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양산에 건립 중인 문 대통령 사저의 불법형질변경 의혹을 폭로했다. LH 직원의 농지 투기 사태 와중에 폭로된 이 의혹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윤영석 의원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특권을 행사해서는 안되며 일반 국민과 똑같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사해보고 포착을 하게 됐다"며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를 획득해놓고 8개월만에 대지로 전환한다는 것은 헌법상의 경자유전의 원칙을 대통령이 앞장서서 훼손하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의혹이 폭로된 금요일 저녁에 "좀스럽고 민망하니 그 정도 하라"며 직접 '분노의 SNS'를 날렸다. 대통령의 이례적인 '발끈'에 윤 의원이 '아픈 곳'을 제대로 찌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금요일 저녁이라 지역구에서 이 소식을 접한 윤 의원은 개탄스런 심경을 감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영석 의원은 "결국 '내가 대통령인데 이 정도를 가지고 그렇게 하느냐'는 특권의식, 선민의식의 발로가 아니었느냐"며 "나는 일반 국민과는 다르다, 나는 대통령이니 이 정도는 해도 문제가 없다는 오만함에서 나온 반응"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돼서 머릿속에 특권의식이 생기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지만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지 않느냐"며 "그러한 특권의식을 버려야 역사적으로 올바른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심지어 윤영석 의원이 폭로한 불법형질변경 의혹을 덮기 위해 대통령 내외가 주말마다 양산에 내려가 농사를 짓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윤 의원은 "농지취득을 정당화하려다보니까 일반 국민의 상식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이 나온다"며 "국민들은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양산에 사저가 건립되는 것을 반대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면서도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 지역구민이 되시는 것이니까 나로서도 지역구민으로 확실히 모실 것"이라고 압박했다.
고용보험제도의 설계자, '도시브랜딩' 전문가
"'대선후보 브랜딩' 당에서 뒷받침할 수 있어야
내겐 20여 년간 정책전문가로 축적해온 역량
국민에게 희망 줄 국정운영 아젠다 내놓겠다"
이처럼 '낙동강 전선'을 지키며 문 대통령과 맞섰던 윤 의원은 정권교체야말로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권 수복을 위해 '수도권 상륙작전'을 펼칠 대권주자를 뒷받침하는데는 자신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윤영석 의원은 "제3세력이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범야권의 모든 대권주자들이 대통합을 하게 될 것"이라며 "범야권대통합을 통해 단 한 명의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라는 게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다.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당밖에 있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전당대회 직후인 7월 중에 충분히 합당이 가능하다. 안 대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입당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홍준표 전 대표도 당연히 복당이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윤영석 의원은 행정고시 37회에 합격한 이래 서울시청 등에 근무하며 도시브랜딩·마케팅 전문가로 정책적 역량을 쌓았다. 공직에 있던 시절 자신의 경험을 엮어 '도시브랜딩'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이러한 역량이 경선 설계와 대선후보 브랜딩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윤 의원은 "경선은 굉장히 설계를 잘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후보의 정책·비전은 물론 인간적인 면모까지 잘 파악할 수 있는 경쟁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나야말로 그런 설계를 잘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
이어 "'대선후보 브랜딩'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선 공약은 후보의 생각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당에서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줄 국정운영의 아젠다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고용보험제도를 만들 때 기획을 담당했던 사무관을 했던 사람"이라며 "20여 년간 정책전문가로서 활동했던 역량이 축적된 게 나의 강점이다. 반드시 '대선후보 브랜딩'을 잘해내서 우리 당이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무너지던 '낙동강 전선' 사수해냈던 3선 의원
대권주자 '정권 수복' 뒷받침할 당대표 될까
"정권교체의 밀알 되겠다…진인사대천명
당원과 국민이 알아주실 것, 끝까지 간다"
지난해 총선 당시 사방이 무너진 '낙동강 전선'에서 양산갑을 사수해냈지만, 당은 100석 남짓으로 초토화가 됐다. 윤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당대표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당원들을 만나왔다.
최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 다소 열세에 있지만, 윤 의원은 여전히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를 뒷받침하고 당을 혁신할 당대표로 자신이 최적임자라고 믿고,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영석 의원은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나왔다. 진인사대천명의 정신으로 끝까지 갈 것"이라며 "나는 딱 뭔가를 한다고 했으면 그것을 하는 것이지,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는 그런 정치를 해본 적이 없다. (최고위원으로 햐향지원할 수도 있다는) 그것은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정치를 아는 것은 물론 정치를 하기 이전에 다양한 국정 경험을 쌓았어야 하고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전도 있어야 하는데, 내가 가장 적임자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당원과 국민들께서 알아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모든 전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