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역할론'에 불 붙인 검사 출신 김웅
'송파갑' 지역구 내놓고 당대표 도전 나서
"지금 보수정당엔 따뜻한 보수가 필요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들 중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해 '초선 역할론'에 불을 붙였다.
김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의 추악한 내로남불에도 우리 국민의힘은 외면받았다. 그것은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변화를 이끄는 기관차가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변화'를 보여주려면 당의 얼굴이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며 "국민의 명령을 따르는 길은 바로 이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당 대표가 되려고 하는 것은 국민의힘을 빛나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며 "저는 우리 당을 무거운 반성과 힘든 혁신으로 이끌기 위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 없는 자유는 없고,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보수주의자다."
김 의원은 이 한 마디가 자신을 보수주의 정당으로 이끌었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보수 가치에 대해서도 설파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죽은 현장이고, 임대 전단지가 날리는 빈 상가이며, 삼각김밥으로 한 끼 때우고 콜을 기다리는 편의점"이라며 "우리는 정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실질적인 당 변화를 위한 공약으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 △청년 공천 30% 할당제 △사무총장을 경영자 또는 공학자 출신으로 공모하는 등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성장 △청년 정치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 설립 등을 내세웠다.
그는 또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송파갑 지역구를 내놓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 대표 자리는 정치적인 성장의 도구이거나 경력 쌓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그간 우리 당의 리더들이 보여주지 못한 자기희생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검사 시절 '검사 내전'의 저자이자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한 검사로 유명해졌다. 이후 지난해 2월 유승민 당시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그를 직접 영입하며 정치 여정을 시작했다.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으로 합당된 뒤 당내에서 소장개혁파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이날 출마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금 우리나라 보수정당에 필요한 게 따뜻한 보수다"라며 "코로나 이후로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위기 상황이 닥쳐 있다. 진짜 혁명적인 지원책들이 준비되지 않으면 이 위기를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복당을 두고 날선 말을 주고받은 것과 관련해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지만, 당과 대선 승리가 중요하다"며 "우리 당에 들어오시려면 후배들에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 마찰이 적게 들어오려면 예전과 같은 말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그 때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하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고 조건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