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여론조사 '가상양자대결'서 尹 45.7% vs 李 35.5%
국민의힘, 흡수통합 대상될까 '위기감'…與 "민물고기" 견제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 1강'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자대결에서 유일하게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대망론이 커지자 정치권의 견제도 격상되고 있다.
현재 윤 전 총장은 최근 실시된 여야 유력주자 간 가상 양자대결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유권자 1012명에게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45.7%로 이 지사(35.5%)를 10%p 이상 격차로 앞섰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야권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이 지사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맞붙었을 때는 38.4% 대 27.1%로 나타났다. 이 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가상 대결 결과는 37.8% 대 28.8%였다.
윤 전 총장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실시(지난 8∼11일, 전국 유권자 1010명 대상)한 양자대결에서도 40.2%를 기록해 이 지사(37.4%)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3월 총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야권 대선주자로 독주체제를 공고화한데 이어 여권 유력대선주자와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주자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윤 전 총장에게 견제구가 날아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야권에선 앞으로 2~3개월 내에 윤 전 총장 지지율에 근접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흡수통합' 대상이 될 것이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제1야당에선 여론조사 지지율 5%를 넘기는 후보조차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론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선 전까지 윤 전 총장을 끌어와서 단일화를 이뤄야 정권교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현재 당내에선 "윤 전 총장 없이는 경선 흥행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언론 인터뷰 등 잇따른 공개발언을 통해 몸값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를 내세워 윤 전 총장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당밖에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조폭 리더십이 형님 리더십으로 미화된다"고 윤 전 총장을 직격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지난 12일 당내 초선모임 강연에서 "보수의 신뢰를 받으면서 중도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후보는 바로 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국정이란 게 단순히 검찰의 정의만 갖고 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與 무대응 고수하다 조급해졌나…"윤석열은 민물고기" 날선 견제구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마음이 급해진 더불어민주당에선 날선 견제구가 날아들었다. 그동안 정무적 계산에 따라 '무대응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조급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민주당이 4.7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한 자체 보고서에는 "이탈 지지층이 윤 전 총장에게 향했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1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를 묻는 질문에 "강에서 노는 민물고기가 바다에 나오면 힘을 못 쓴다. 검찰총장으로서 남는 게 제일 좋은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 의원의 발언이 일종의 신호탄 성격을 가진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야권 관계자는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며 대통령의 의중을 꿴다는 정치인이 나서서 윤 전 총장을 때린다는 건 조급하다는 방증"이라며 "이제부턴 다른 여권 인사들도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며 한마디씩 거들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견제가 본격화되자 정치적 방어진도 구축되고 있다.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13일 윤 전 총장을 '육우‧한우'에 비유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게 "우리당의 많은 분들이 영입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그렇게 비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홍준표 의원에겐 "검찰총장 지낸 이를 '조폭 리더십'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검찰이 조폭 조직이냐"고 했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길리서치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