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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믿었던 국내 통신장비사, 더딘 5G 투자에 ‘비틀’


입력 2021.06.01 06:00 수정 2021.06.01 12:4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코로나19에 5G 기지국 구축 '지지부진'....28GHz 대역·5G SA 상용화도 지연

국내 통신사 위주 수주하던 통신장비사들 실적 급감

해외 시장으로 눈 돌려 '돌파구' 고심

지상에 있는 KT 연구원들이 건물 옥상에 설치된 5G 기지국의 각도와 높이를 기지국 트윈을 이용해 측정하고 있다.ⓒKT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투자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5G 망 기지국 구축이 주춤한 데다가 '진짜 5G'로 불리는 28GHz 대역과 단독모드(SA) 상용화도 당초 계획과 달리 지연되고 있어서다.


1일 통신장비업계에 따르면 에프알텍, 에치에프알, 이오와이러리스, 쏠리드 등 국내 통신사에 직납하는 통신장비업체들은 올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삼성전자 등이 고객사인 통신장비사 '에치에프알'은 올 1분기 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국내 이통3사, 버라이즌 등에 장비를 공급하는 ’쏠리드‘는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28GHz 대역 위주로 장비를 개발해온 장비사들은 더욱 타격이 컸다. KT와 5G 중계기 기술 개발에 매진해오며 세계 최초로 빔포밍을 지원하는 28GHz 광중계기를 개발한 '에프알텍'은 올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2%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4억원에서 13억원으로 늘었다.


이밖에 국내 이통3사에 5G 핵심 장비인 네트워크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다산네트웍스는 1분기 영업손실 196억원으로 전년 93억원에서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대부분 실적이 부진했다.


이들 통신장비사들은 지난 2019년 한국이 5G 첫 상용화에 나서면서 수혜기업으로 주목 받으며 실적이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이통3사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현장 망 투자 작업이 차질을 빚자 통신장비사들도 타격을 입었다. 수주 실적은 줄어든 반면 5G 상용 기술 개발 비용은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5G 28GHz 주파수 대역이 사업모델 부재, 기술 성숙도 등으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고, 올해 이통3사의 5G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실제 올 1분기 이통사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된 LG유플러스를 제외하면 모두 축소됐다. SK텔레콤은 46.2% 감소했고 KT도 28.9% 줄었다. 연간 5G 설비투자(CAEPX) 가이던스도 전년 대비 축소해 발표한 상태다.


기업대기업(B2B) 확대와 5G 수요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5G 특화망 시장도 28GHz 대역 외에 6GHz 이하(서브 6) 특화망에 대한 검토가 지연되면서 네이버, 세종텔레콤 등 참여 의사를 밝힌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통신장비사들은 해외 법인 등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공급 계약을 따낸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장비 공급이 시작되면서 주요 서플라이 체인인 케이엠더블유, 기가레인 등 장비사들은 물량 공급에 나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이 5G 초창기에 단독모드(SA)와 28GHz 대역 상용화를 위해 통신망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통신장비업체들도 수주전 채비에 분주했지만 최근 이 작업들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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