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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⑬] 변진서 "독서,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게 해주는 일"


입력 2021.06.09 09:02 수정 2021.06.09 09:0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직장 생활하며 크리에이터 겸업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변진서는 책을 소개하는 '유튜북 진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마음수련 영상을 보며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단초가 됐다. 콘텐츠는 자신의 손에서 놓지 않는 책이었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책을 많이 읽었던 변진서는 북튜버가 된 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고 전문가들도 많았다. 하지만 전문성은 부족하더라도 친근감을 내세워 크리에이터가 되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책과 함께하는 일상, 책 읽는 밤 ASMR, 책 리뷰, 책 추천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영상을 본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막상 하기로 결심했지만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구독자들이 원하는 책을 해야 할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지 사이에서 갈등 했죠. 이미 책을 콘텐츠로 하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았고요. 그럴거면 제가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어요. 만든 영상 속 책은 모두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입니다."


그가 좋아하는 책의 기준은 '성장'이다. 변진서는 평소에도 삶의 목표나 내면의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철학적인 울림이 있는 책을 좋아해요. 그래서 인문학, 심리학, 고전문학책이 비중이 높죠. 하지만 이 책들만 리뷰하면 어렵게만 생각할까봐 현대소설이나 에세이도 읽고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그는 현재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영상은 일주일에 한 개씩 정기적으로 업로드하려 노력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언젠가 자신에게 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변진서는 책을 읽고 리뷰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일이 구독자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점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크리에이터가 된 후 어느 때보다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책 한 권을 깊게 읽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크리에이터가 된 후에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니까 깊게 파고들더라고요. 그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구독자가 많은건 아니지만 이같은 소소한 변화가 저에게는 큰 만족감을 가져다주고 있어요."


그가 책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한 건 아니었단다. 20대 초반, 배우가 되기 위해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때 사막같은 삶에 오아시스가 되어준 것이 책이었다. 그 때부터 책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제가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에 올라왔을 때, 처음에 너무 무섭더라고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다가 사막에 내던져 말라죽는 기분이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며 내가 너무 유약한 존재란 걸 깨달았고요. 그래서 내면의 단단함을 갖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 때 당시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을 읽고 도움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힐러리가 강한 여성의 상징이었잖아요. 나도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란 자극제가 됐어요. 어려서부터 책을 읽은 사람들을 동경해요. 전 너무 늦게 책의 맛을 알게 된 것 같아 아쉬워요."


그는 '유튜북 진서' 채널을 통해 자신의 느꼈던 내면의 변화를 한 명이라도 느끼길 바라고 있었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사람의 심신을 치유하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배우를 하겠다고 서울에 올라왔을 때 재능은 없었어도 연기하는 순간은 제가 큰 기쁨이었어요. 그래서 극단을 만들기도 했고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극단을 나오며 공허한 마음을 채워준게 책과 요가, 명상이었어요. 사념이 없어지고 평온해지더라고요. 또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게 하죠. 그래서 지금 요가와 명상 지도자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어요. 콘텐츠를 책에서 요가, 명상으로 더 넓혀갈 계획입니다. 먼 미래에는 센터를 만들어 사람의 심신을 치유해주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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