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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피해자 입니다…꼭 읽어주세요"


입력 2024.06.09 13:49 수정 2024.06.09 16:14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유튜브 캡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 공개를 놓고 유튜버들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9일 '밀양사건의 피해자입니다'라고 밝히며 '꼭 읽어달라'고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피해 당사자는 현재 판단능력이 부족하고 지적장애가 있다"면서 "당시 아픔을 같이 겪었던 피해자의 여동생으로서 피해자와 의논하고 이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A씨는 "유튜버 '판슥'은 7개월 전 피해자가 연락했을 당시 본인의 휴대폰 자동 녹음 기능으로 녹취한 내용을 동의없이 이제야 올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판슥은 8일 자신의 채널에 지난해 11월 9일 오전 1시 38분께 한 여성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 통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그 영상에서 여성은 "저는 성폭행 피해자여서 전화드렸다"며 자신이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판슥은 당시 여성과 영상통화를 하며 주민등록증 확인도 마치고 2004년 사건에 대한 판결문 전체를 전달받았다고 밝히며 모자이크된 판결문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판슥의) 영상을 본 제가 피해자(언니)에게 상황을 묻자 '거의 기억이 나지않고 영상통화로 본인인증을 한 것, 힘들다고 한 것, 일부만 기억난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마지막에 나왔듯 피해자가 직접 요청시 삭제 해준다고 하여 영상 올린 후 문자로 내려달라고 요청을 했고, 이후 메일을 보내고 사무실로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메시지 내용

A씨는 "이후 판슥과 통화를 했으나 내려준다더니 말이 많았다"며 "삭제 요청을 하자 본인도 일이 있지 않냐며 1시간 30분 뒤에 전화를 주겠다고 하며, 그 후 온 걸려온 통화에서는 '섭섭하다' '본인이 의령 경찰서에서 1인시위 한 것, 국밥집 찾아간 것으로 고소당했다'는 말을 하며 부담을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가 동의를 했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원치 않고 삭제를 바란다는 말에도 여전히 영상 내리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판결문 공개 원하지 않고 정보로도 쓰지 말라고 요청했고 판슥 본인도 그러지 않겠다고 했고 대화도 올리지 않는다더니 올렸다"며 "원치 않으니 당장 삭제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영상통화 녹음에의 여성은 피해자가 아닌 여동생 자신이라고 밝혔다.


A씨는 "피해자는 당시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기억도 없는 유튜버의 영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판슥은 이 일에서 모든 언급을 말아달라"고 말했다.


58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판슥은 지난해 전남 신안 염전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겠다며 유튜브에 영상을 게재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그는 신안의 일부 주민이 자신을 경계한다거나, 염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황급히 대화를 끝내는 등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국 그는 허위사실 유포와 지역 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뒤 지난 1월 검찰에 송치됐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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