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분식집에서 판매한 통닭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분식집이 구더기가 있는 상태에서 조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는 최근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통닭에서 발견된 구더기에 열처리가 됐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이는 구더기가 닭을 튀기기 전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하구는 최근 민원인으로부터 구더기가 발견된 통닭을 받아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에 분석을 의뢰했다. 단백질은 열을 가하면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 열을 가하지 않은 단백질과 열을 가한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지는데, 세스코의 분석 결과 통닭에서 발견된 구더기는 열이 가해져 단백질 변성이 발생했다.
구는 해당 분식집에서 민원인이 통닭을 구매해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분식집 인근 다른 가게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에는 업주가 통닭을 튀기고, 민원인이 통닭을 받아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업주는 통닭 상태 등을 근거로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업주는 지난달 2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닭을 튀기고 있고, 보통 당일 다 소진돼 밤 11~12시에 와도 못 산다"며 "통닭이 비쩍 마른 걸 보니 닭을 산 지 며칠 지난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신선한 닭을 받아서 매일 튀기는데 구더기가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업주는 구더기 분석 결과와 CCTV 영상에도 불구하고 구청에 "우리 가게 통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구청은 정황증거 외에 명확한 물증이 없고 업주가 부인하고 있어 구더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행정처분을 별도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선 현장조사에서 발견된 위생 불량에 대해서만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CCTV와 검사 결과를 보면 구더기가 해당 업소에서 나왔을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보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추정만 하는 상황"이라며 "업주가 자기네 통닭이 아니라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서 위생 불량으로만 행정처분이 나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