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한' 인사들이 보이지 않는다?
尹대통령과 내전, 하루빨리 끝내야
그럴 수 없으면 '내 사람' 만들어라
여의도 정치권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 걸고 구하려고 나설 '찐한(진짜 한동훈계)'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온다.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던 시절이나 전당대회를 치를 당시보다도 오히려 대표인 지금, 두드러지는 '친한' 인사들이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와 지금 한 대표 주변 사람들은 어쩐지 느슨한 이해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30% 아래의 낮은 지지율까지 찍으며 '벌써 레임덕'이라는 말들이 나올지언정, 윤 대통령에게는 적어도 확실한 '친윤 그룹'이 있다. 좋든 싫든 윤석열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이들이다. 여권 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물에 빠졌을 때 본인 목숨을 내놓고 대통령을 구하려고 달려드는 의원은 몇 명이 떠오르는데, 같은 상황에서 한 대표를 구할 의원들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을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묻는다면, 지금 한 대표가 가진 정치적 위상이나 여권 상황이 윤 대통령에게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리스크' '불통 이미지' 등으로 참혹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임기 반환점이 다가올수록 여권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미래권력'을 쥘 수 있는 한 대표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당장 '확실한 한동훈의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한 대표가 '영리한 정치'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을 시작으로 한 대표가 정치권에 공식 입문한 지도 벌써 10개월에 가까워졌지만, 한동훈의 정치철학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다음 대권주자로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정치권에 데뷔한 한 대표에게, 아직도 본인의 '미래'를 온전하게 내던지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갈등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여권은 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어느 진영에서나 내전(內戰)은 항상 있었다. 내전을 영리하게 마무리해야 진짜 승리자가 됐다. 그러니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화합해 하루빨리 내전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확실하게 정치적 기치를 세우고 그 기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한동훈의 사람들'을 만들어야 한다. 여의도의 수많은 '잠룡'들이 그저 잠룡에 그친 것은 '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