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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리아 최고 파트너"…尹, 중동·유럽 이어 필리핀서도 '원전 세일즈' 활약


입력 2024.10.08 00:00 수정 2024.10.08 08:0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韓·필리핀, 수교 75년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尹,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MOU 20건 체결

에너지·해양·방산·디지털 등 전략적 협력 강화키로

한수원이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추가 수주 기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와 필리핀이 수교한지 75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에너지·디지털·안보·방산·해양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 나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서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바탄 원전은 지난 1986년 완공 직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으나, 지난 2022년 취임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고질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바탄 원전 가동을 추진하기로 하고 우리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과 필리핀 에너지부가 맺은 MOU에는 한수원이 바탄 원전 건설 재개를 위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분석·평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마닐라 현지 브리핑에서 "바탄 원전은 우리나라 고리 2호기와 동일한 노형"이라며 "한수원은 고리 2호기를 40여년간 운영해 온 경험을 갖고 있어 바탄 원전의 타당성 조사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이어 올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필리핀과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마르코스 대통령도 "원전과 관련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이후에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한국과 필리핀이 함께 준비해나가고자 한다"며 "필리핀에서도 팀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필리핀 국빈 방문 계기로 양국은 원전 협력 등 총 20건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인프라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필리핀 재무부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PGN 교량 건설사업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협력 MOU를 체결했다. 기재부는 ODA 중 유상 원조를 전담하는 정책기금인 EDCF를 통해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사업에 9억500만 달러, PGN 교량사업에 10억 달러 등 총 19억500만 달러(한화 약 2조 5656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EDCF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급망 중단 시 핵심 광물을 상호 지원하는 내용의 MOU도 맺었다. 필리핀은 지난해 기준 니켈 세계 2위, 코발트 6위 생산국이다.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이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적극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해양 협력 MOU'를 통해 해상 초국가 범죄 대응, 정보 교환, 수색구조와 같은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북핵·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과 나는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 협력을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리라는 점에 대해 나와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두 정상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양국은 남중국해상 규칙 기반 해양 질서의 확립과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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