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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회담 '조급한' 민주당?…'11월 위기설' 앞두고 한동훈 보채는 이유


입력 2024.11.02 08:00 수정 2024.11.02 08: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녹취록 공개 파장 속

민주당 "이재명은 지난 주말 일정 비워 두고

한동훈 측 연락 기다려" 양당 대표회담 압박

정치권 "李, 초조함" vs "韓, 무책임" 이견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추진키로 했지만,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회담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 대표 측의 입장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시계가 빨라지는 데 대한 급박함이 묻어난 반응이라는 해석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지난 주말에도 일정을 비우고 (회담)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기다렸지만, 무슨 연유인지 한 대표 측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한 대표의 적극적인 호응과 입장을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 개인의 주말 상황까지 언급하며 양당 대표 회담에 대한 한 대표의 입장을 압박한 것이다. 이 대표도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에게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말씀드린다"며 "내가 전에 행사장에서도 '저번주 내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고, 비서실장들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는데 소식이 없다"고 했다.


일단 최근 정국 상황을 미뤄볼 때 여야 대표 회담이 극적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이날은 한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바로 이튿날이었다.


또 민주당은 오는 2일엔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하며 직·간접적 탄핵 여론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한 대변인은 "여야 대표 회담은 유효하다"며 "(한 대표가) 당내 사정이나 윤 대통령과 명 씨의 녹취록으로 여러 입장이 있겠지만, 민생을 챙기고 국정을 논의하는 건 당대표로서 당연한 의무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한 대표에 회담 성사를 압박하는 배경으로 이달에만 두 차례 예정된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를 주시하는 여론의 시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1심 선고를, 25일엔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가 최근 보수 원로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며 중도 확장 행보에 나선 배경은 자신의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호의적 여론을 깔아두려는 포석"이라며 "이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여야 대표 회담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사법부 판결이 나더라도 나름대로 우호적인 여론을 얻으려고 한 대표와 회담을 압박하지만, 내심 초조함도 엿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표가 회담을 제안했고, 한 대표가 수용해 양당 실무진의 논의가 시작됐음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한 대표의 처신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책임있는 집권여당의 대표라면 이 대표에게 '회담은 정국 상황을 봐서 좀 더 미루자'는 정도의 대답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야권 관계자는 "여당이 윤 대통령과 명 씨의 '공천개입' 의혹에 '김건희 특검법' 압박까지 사면초가 상황에서 한 대표도 회담에서 얻을 실익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한 대표가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회담에 응하라고 촉구하면 할수록 한 대표의 무책임한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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