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활동이 늘고 있다. 특히 이 시기엔 풀과 나무가 즐비한 산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처럼 산에 다녀온 이후 심한 감기 증상이나 피부질환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을철 대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전년 동기간 대비 24.5% 감소했지만 최근 3주간(42~44주) 환자 수는 58명에서 459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털진드기 밀도지수도 0.29에서 0.89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쯔쯔가무시증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진드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경우 발생하고 특히 성묘를 가는 추석을 전후해 환자가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진드기에 물린 뒤 1~3주 가량의 잠복기가 존재한다. 이후 오한, 발열, 두통의 초기증상이 시작된다. 뒤이어 심한 감기증상처럼 기침, 발열, 구토, 근육통, 복통이 동반되며 피부에 발진과 부스럼딱지인 가피가 나타나게 된다. 이는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증상인 발진은 발병 3-7일에 몸통에서 시작해 상하지로 퍼진다. 직경 3~5㎜의 홍반성 반점으로 경계가 비교적 명확하다. 눌러보면 붉은색이 쉽게 없어지므로 자반 같은 출혈성 병변과 구별된다. 발진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상, 하지와 체간에 주로 발생하고, 1-2주 정도 지나면 소실된다.
또 주목할 점은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직경 5-20㎜가량의 가피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쯔쯔가무시병 진단에 가장 중요한 임상 소견이다. 털 진드기에 물린 자리는 초기 구진에서 수포, 궤양을 거쳐 검은색 가피로 덮이고 가피 주변은 붉은색 홍반으로 둘러싸인다.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전형적인 가피가 형성되는데 겨드랑이, 오금 등 피부가 겹치고 습한 부위에 자주 생긴다. 배꼽, 귓바퀴 뒤, 항문 주위, 머릿속 등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있는 가피도 있어 철저한 신체검사가 필요하다.
가피 발생 부위는 신체의 후면보다는 전면에 많고, 성별에 따라 차이도 있다. 남성의 경우 주로 배꼽 하방 전후 30㎝ 이내의 부위에서 확인되며, 여자는 배꼽 상방 전 흉부, 배꼽 하방 전후 30㎝ 이내 부위 등의 순으로 확인된다.
쯔쯔가무시증의 예방법으로는 야외활동 시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않고,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는 것이다. 또, 기피제 처리를 마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해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진드기에 물렸다면 함부로 잡아당기는 행동은 삼간다. 이때는 손보다 핀셋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머리를 잡고 수직방향으로 천천히 당겨 제거해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쉬워 함부로 임의 제거하는 것보다 병원에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쯔쯔가무시증은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감염 이후에도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또 쯔쯔가무시증에 한번 걸렸다 회복한 후에도 재감염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