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 국회 법사위, 7일 검찰 특활비 80억여원 및 특경비 506억원 전액 삭감 의결
법조계 "특활비와 특경비, 둘 다 수사·조사에 쓰이고 특경비는 영수증 필요"…검찰과장 반발해 사직
"이재명 관련 각종 수사 및 돈봉투 사건, 김정숙 여사 수사에 차질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행하는 듯"
"딥페이크 및 N번방과 같은 주요 수사에 필요한 경비조차도 확보되지 않아 향후 수사에 차질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증빙자료 미제출 등을 이유로 내년도 검찰의 특정업무경비(특경비)와 특수활동비(특활비)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법조계에서는 "딥페이크 및 N번방 같은 수사에 필요한 경비조차 확보되지 않아 향후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문재인 정권 당시 김정숙 여사의 국고 손실 관련 수사,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여러 혐의 수사 등 민주당발 각종 수사도 물리적으로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민주당이 오히려 이것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강행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국 주요 검찰청이 지난해 사용한 특경비의 일시·금액·장소 등 세부 지출 내용을 법사위에 이번 주 중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법사위는 이달 7일 요구한 특활비·특경비 지출 내역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자 검찰 특활비 80억여원과 특경비 506억여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법무부는 특경비의 구체적인 용처가 드러날 경우 수사 중인 사건과 수사 기법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종래 법원이 정보공개 청구 소송 판결에서 공개를 결정한 범위인 지출 일시·금액·장소 등의 내역을 증빙자료에 담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활비는 추가로 증빙자료를 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8일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부장검사)은 법사위 예결소위가 검찰 특수활동비 80억원과 특정업무경비 506억여원 전액 삭감을 결정하자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 예산을 통한 정치권의 통제에 소관 과장이 항의성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특경비가 전액 삭감될 경우 범죄 수사 등에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특경비의 경우 수사 등 검찰 업무에 필수적인 비용"이라며 "현실적으로 범죄 수사를 위해서는 수면 위로 드러나 사용하는 금원뿐 아니라 수면 밑에서 사용할 수 밖에 없거나 돌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금원도 있기에 이러한 특경비는 검찰수사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실제로 특경비가 전액 삭감되었을 때 범죄 수사 등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검찰에서 이에 대해 격한 우려를 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며 "정청래 법사위원장 역시 법무부가 특경비 내역을 제출한다면 이에 관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었는데, 검찰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지만 실제 범죄 수사 등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특경비에 대해서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활비는 연 80억 원, 특경비는 연 500억 원 규모이며 둘 다 수사와 조사 등에 쓰는 예산"이라며 "특활비는 수사 기밀 유지 등을 이유로 구체적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예산이고, 특경비는 사용내역 일정 부분을 기록하고 영수증 제출 등이 필요한 경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이번 특경비 삭감으로 딥페이크 및 N번방과 같은 주요 수사에 필요한 경비조차도 확보되지 않아 향후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사건과 문재인 정권 당시 김정숙 여사의 국고 손실 관련 수사,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여러 혐의 수사 등도 물리적으로 차질이 불가피해 각종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고 민주당이 오히려 이것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강행하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국회에도 특활비가 있는데 검찰의 특활비를 전액 삭감한다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특활비도 전액 삭감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에게 특활비를 삭감하자고 했을 때 어떤 태도로 나올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