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남녀공학 괜찮다고 했더니 '남자에 미친X' 취급 당했습니다"


입력 2024.11.13 15:59 수정 2024.11.13 16:00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정문 앞에 남녀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문구들이 부착되어 있다. 2024.11.12. ⓒ뉴시스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계획에 반발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전면 거부하는 등 재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가 의견이 다른 일부 재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신을 동덕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2일 "반대의견 말하면 거의 말 못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전했다.


A씨는 "공학이 나쁘지 않다고 글 올리면 바로 '남미새'(남자에 미친 사람을 비꼬는 표현) 취급받고 거의 쌍욕 비슷하게 조롱 댓글 우르르 달리면서 글 내리라고 협박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수업 들으러 갔다가 중간에 학생들이 들어와서 수업하지 말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교수랑 우리를 강의실에서 내쫓았다"면서 "수업 들으러 강의실 들어가면 사진 촬영해서 커뮤니티에 박제한다고 협박도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내가 건물 들어가려고 하는 것도 손목 잡고 밀치고 무력으로 제지한다"며 "모든 재학생이 무력 시위 찬성한다고 하는데 이건 반대 의견은 아예 내지도 못하게 하고 무시해서 그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성이 안 통하는, 거의 북한급"이라며 "과만 보고 여기 왔는데 이번 일로 정떨어져서 편입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A씨는 "동기들은 다 페미니즘 성향이 심해서 말도 못 꺼내고 학교 다니면서 정신과를 다니게 됐다"며 "여대 분위기가 이런지 정말 몰랐고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전자학생증을 공개하며 동덕여대 재학생임을 인증했다.


최근 동덕여대 교무위원회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학생들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교 점거와 수업 거부 등 강력한 반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이 학교 발전 계획을 고민하며 나온 의견 중 하나일 뿐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재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11일 오전부터 본관 앞에서 "공학 전환 완전 철회" "민주동덕 지켜내라" "여자가 만만하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교 내에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섰고, 교정 바닥에는 항의의 표시로 학생들이 벗어둔 수백개의 '과 잠바'가 놓이기도 했다.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페인트와 달걀 등으로 뒤덮였다.


이처럼 재학생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2018년 발생한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때문이다.


당시 한 남성이 동덕여대 건물에 침입해 나체 사진과 음란행위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일었는데 문제의 남성은 "여대라는 특성에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해당 사건으로 여대를 겨냥한 성범죄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학교는 외부인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